[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디펜딩 챔피언’의 굴욕적 퇴장이다.

이탈리아는 30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16강전에서 0-2 완패하며 탈락했다.

지난 대회 챔피언이었던 이탈리아는 토너먼트 첫 번째 라운드에서 탈락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16강 탈락이라는 결과를 떠나 이례적 졸전이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에게 상처가 될 만한 경기다. 이탈리아는 스위스를 상대로 아예 힘을 쓰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전반 37분 만에 레모 프로일러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1 분에는 루벤 바르가스에 추가골까지 내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골 차로 벌어졌다.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이탈리아는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스위스는 두 골 차 리드를 이용해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는데, 이탈리아는 단순한 공격 패턴에 세밀한 플레이가 떨어지면서 득점 기회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 두 골 뒤진 상황에서도 미드필드 라인에서 공만 돌리는 장면을 반복했다. 오히려 스위스가 날카로운 역습을 통해 이탈리아를 괴롭히는 모습이었다.

이탈리아가 90분간 기록한 유효슛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스위스의 수비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골대를 두 차례 때리는 불운도 있었지만, 그보다 경기력 자체가 문제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보면 이탈리아가 10위, 스위스가 19위로 차이가 있지만, 이날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스위스가 훨씬 강팀인 것처럼 보였다. 그 정도로 이탈리아의 경기력이 떨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의 졸전이었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서 ‘죽음의 조’를 어렵게 뚫었다. 알바니아를 이겼지만 스페인에 패했고, 크로아티아와는 비겼다. 16강 상대로 스위스를 만나 대진 운이 따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다. 그 반대로 스위스가 비교적 수월하게 8강에 안착했다.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꽤 오래 후유증이 남을 만한 경기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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