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20년이 지난 뒤에야 진짜 저를 찾았어요.”

K팝 2세대를 대표하는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이 신인의 마음으로 새 출발한다. 그는 지난 달 26일 정규 4집 앨범 ‘플라워가든’을 발매하고 가수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2022년 정규 3집 ‘본진’ 발매 이후 2년만의 본업활동이다.

그동안 김재중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해 자신의 이름을 건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번 앨범은 독립 후 독자적으로 제작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고의 앨범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그런데 앨범 가사지에서 오타를 발견했죠. 결국 초동 앨범 8만장을 폐기하고 재생산하기로 결정했어요. 20주년 앨범은 소장할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수를 용납할 수 없었죠.”

‘듣자마자 꽂혀’ 타이틀곡으로 결정한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는 20년간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헌정하는 곡이다. 김재중의 보컬과 청량한 멜로디가 어우러져 여름날과 잘 어울리는 곡이다. 과거 동방신기 활동 당시 80만 카시오페아를 거느리고 다녔던 원조 K팝 스타다운 마음가짐이다.

20년의 시간동안 빛과 어둠을 고루 겪었다. 동방신기 데뷔 후 ‘허그’, ‘라이징 선’, ‘미로’ 등 유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K팝 최초 일본 닛산 스타디움 입성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시간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9년 김준수, 박유천과 함께 팀을 탈퇴했을 당시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전속계약 분쟁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다. 이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JYJ로 재데뷔 했으나 박유천의 마약 파문 여파로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김재중은 어려웠던 시기조차 영광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활동하면서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 언제였냐고 물어보면 그룹 생활이라고 말했는데, 20년이 지나 돌아보니 내가 지쳐 있던 암흑기조차도 영광스러운 날이더라”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김재중을 비롯한 JYJ 멤버들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은 연예계 표준계약서 도입의 발판이 됐다. 연예인과 기획사가 맺을 수 있는 계약 기간을 최대 7년으로 규정하는 계약이다. 김재중은 “SM은 적이 아닌 상생해야 할 기업”이라며 긴 앙금이 풀렸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SM은 지난 해 인코드 설립일에 축하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마약파문으로 연예계를 은퇴한 동료 박유천에 대해서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소속사, 멤버가 있었지만 완전체가 아닌지 오래됐기 때문에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스스로가 단단하고 강해져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룹 활동 시절 신비주의를 유지해야 했던 김재중은 최근 유튜브 토크쇼 ‘재친구’를 진행하는가 하면 KBS2 ‘편스토랑’ 출연을 통해 15년만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8월에는 MBN 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로 7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후학양성에도 열심이다. 그는 “저희 회사 가수들에게 현장을 놀이터로 만들어주고 싶다. 예전의 저처럼 꽁꽁 싸매기엔 너무 어리고 가엽다”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아이돌 가수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재중은 오는 7월 20일, 21일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를 개최하며 20주년을 자축한다.

“제 노래를 들어주는 팬들이 없다면 20년동안 활동할 수 없었겠죠. 팬들과 함께 70살까지 노래하고 싶습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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