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지난해 탕후루가 휩쓸고 간 자리에 ‘두바이 초콜릿’이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디저트 업체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에서 출시한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초콜릿’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하라가가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찐득한 크림이 흘러넘치는 모습과 카다이프면이 바삭하게 씹히는 소리가 담긴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6000만회를 넘었다.

원조 두바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를 섞어 만든 디저트로,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도 한정 판매라 구하기 어려운 식품이다. 또한 국내 수입이 지연되고 있어 올 하반기 들어올 예정으로 현재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지난 6일 국내 중소기업 제조사 몽뜨레쎄와 협업해 두바이초콜릿 유사품을 출시하자, 소비자들은 이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을 하거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이를 구하고 있다.

CU는 8일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4000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이달 6일 상품이 입고 되자마자 초도 물량 20만 개가 하루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며 “CU 고객센터로도 하루에 수십 건씩 문의가 들어왔으며 일부 고객들은 아예 인근 점포에 예약을 걸어놓을 정도로 사전 열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주부터 CU의 자체 커머스 앱인 포켓CU의 실시간 검색어 TOP10에는 두바이 초콜릿 관련 검색어가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편의점 3사로 꼽히는 GS25와 세븐일레븐과 곧 두바이 초콜릿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두바이 초콜릿을 두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에 이어 백화점도 두바이 초콜릿 유행에 편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점에 ‘하이두바이’ 센텀시티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준비된 물량을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정식 두바이 초콜릿이 본격 수입되기도 전 품절 대란을 일으키자 일각에서는 두바이 초콜릿이 마라탕, 탕후루,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의 뒤를 이을 것이라 관측한다. 해마다 빠르게 바뀌는 식품 트렌드에 맞춰 등장한 두바이 초콜릿은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 ‘두바이 초콜릿’, 탕후루 루트 타나

앞서 올해 상반기 과일, 생과일, 꿀, 시리얼 등으로 토핑을 자유롭게 골라 조합해 먹을 수 있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요아정’이 인기를 끌었다. 주 소비층인 MZ세대는 SNS에 ‘요아정꿀조합’, ‘요아정레시피’ 등을 공유해 더욱 화제를 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인기였던 딸기, 포도, 귤 등의 과일을 막대에 꽂아 끓인 설탕 코팅을 입힌 탕후루 인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어,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24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 분석 결과 폐업한 탕후루 가게는 하루 평균 2개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탕후루 가게가 문을 연 뒤 1년을 버틴 경우는 드물었다. 폐업한 탕후루 가게는 올해 4월부터 하루 평균 1개가 넘을 만큼 많아졌다. 지난 4월부터 6월 17일까지 전국에서 폐업한 탕후루 가게는 127곳에 이른다.

전국 탕후루 가게는 이달 초만 해도 1500개 넘었지만, 현재는 지난 17일 기준 1495개로 줄었다.

지난해 탕후루 열풍이 무색할 정도로 폐업률이 상당해 두바이 초콜릿 또한 수요가 지속되는 것은 미지수지만, 다만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마카롱처럼 변형되어 판매된다면 시중에 계속 판매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초콜릿이라는 디저트 자체는 오랜 세월 사랑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두바이 초콜릿 자체가 오래가진 않더라도 변형된 형태로 나온다면 소비자들이 계속 찾지 않겠나”며 “또 두바이에 가지 않더라도 두바이 초콜릿을 먹으면 현지에서 사 먹었다는 몰입감을 줄 수 있어 인기인 것으로 관측된다”고 진단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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