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15일 별세한 故 현철은 ‘사랑은 나비인가봐’, ‘봉선화 연정’, ‘싫다 싫어’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남겼다.

고인은 1946년 경남 김해시 대저면(현 부산)에서 태어나 ‘무정한 그대’(1969)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당시에는 나훈아, 남진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솔로 활동을 중단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현철과 벌떼들’을 결성해 팝송을 리메이크했으나 이 또한 주목받지 못했다. 셋방살이를 전전하고 오랜 무명 시절 끝에 그룹을 해체하고 트로트를 부르기로 결심했다.

1980년대 들어 발표한 ‘사랑은 나비인가봐’(1983)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봉선화 연정’(1988)으로 1989년 KBS ‘가요대상’을 수상하며 길었던 무명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성기는 계속 이어졌다. 이듬해 발매한 ‘싫다 싫어’(1990)가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KBS ‘가요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이에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1982) 등 현철이 발표한 노래들이 다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며 트로트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당시 현철은 ‘봉선화 연정’과 ‘싫다 싫어’로 KBS ‘가요톱텐’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하지 못했으나, ‘KBS 가요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가요톱텐’ 차트에 따르면 ‘봉선화 연정’이 발표된 1988년에는 이선희 ‘나 항상 그대를’, 이상은 ‘담다디’, 전영록 ‘저녁놀’, 정수라 ‘환희’ 등이 인기를 얻었고, ‘가요대상’을 수상한 1989년에는 박남정 ‘널 그리며’, ‘사랑의 불시착’, 이지연 ‘바람아 멈추어다오’ 등이 5~6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1990년에는 김지애 ‘얄미운 사람’, 김흥국 ‘호랑나비’, 변진섭 ‘희망 사항’ 등이 1위를 차지했고, 현철노래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89년 KBS 가요대상 수상 당시 이름이 호명되자 “으악”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1분여간 수상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겨우 마이크를 부여잡은 그는 “아버지가 한 달만 더 사셨으면 좋았을 건데, 살아생전에 불효해서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김흥국, 주현미, 이선희, 변진섭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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