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 기자] “우리가 강팀이라는 인식을 품고 있다.”

낯설지 않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KS)까지 밟으며 ‘마법 같은 여정’을 보였다. 올해도 ‘잔인한 봄’을 보내더니 ‘서머의 KT’란 수식어에 걸맞게 반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강철 매직’ 사령탑은 “아무리 힘들어도 분위기가 안 처진다”고 강조했다. 원동력은 ‘중포마(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다.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경기는 3회초 갑작스런 폭우에 중단 됐다가 결국 취소됐다. 19일 KT는 NC를 6-0으로 제압하며 ‘6연승’을 찍었다. 하루 쉬어간다고 해도 한 번 타오른 기세에 문제는 없다.

올 시즌 초반 KT는 주축 선수의 부상 등 어려움을 겪으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순위표에 균열을 내고 있다. 7월 들어 KT는 11경기에서 9승2패(승률 0.818)로 선두 KIA(11승2패·0.846)에 이어 8할이 넘는 승률을 수확 중이다. ‘5강 합류’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하위권일 때도 선수들이 안 처지고 잘 버텨내고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며 “고영표, 엄상백, 웨스 벤자민이 돌아와 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잘 해주던 천성호가 조금 주춤하니 투수 쪽에서 김민이 올라와서 잘해준다. 이런 부분이 잘 맞아 떨어져 좋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분위기가 안 떨어지는 것이다. 팀 성적이 안 좋을 때 선수들이 ‘포기하고 대충하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다. 강점인 것 같다”며 “내가 강조했던 게 ‘분위기만 처지지 말자’였는데 진짜로 그렇다. 선수 모두 ‘이제 올라갈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누구 하나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우리가 약팀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냥 강팀으로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마음가짐이 바탕이 되니 올라갈 수 있는 있는 것 같다. 물론 나와 선수의 신뢰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끔 우리가 하는 것을 보면 꼭 1등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젊은 에이스’ 소형준을 제외하면 사실상 완전체 KT다. 내야수 심우준이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공수주에서 확실한 힘이 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가 묵직한 ‘한방’을 보여주며 공격의 중심을 잡고 있다. 올해도 KT의 ‘마법 같은 여정’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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