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 기자] “우린 계속 그런 건가?”

이강철 감독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KT가 올해도 밑에서 치고 올라가고 있다. 최하위에서 시작해 마침내 5위까지 왔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 KT가 KT 하고 있다.

KT는 24일 SSG전 승리로 시즌 46승 2무 47패가 됐다. 승률 0.495다. SSG와 같다. 공동 5위다. 올시즌 처음으로 5위에 올라왔다. 상징적이다. 지난시즌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꼴찌에서 출발해 2위까지 올라섰다.

이강철 감독은 “매번 난이도가 높다”며 웃은 후 “감독 첫 시즌(2019년)이 제일 어려웠다. 그때 승률 5할 했다. 다음 시즌 5할 넘겼다. 작년에는 어느 정도 완전체가 됐다. 5선발이 돌아갔다. 그러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5선발이 안 됐다. 소형준이 돌아오면 5선발이 되고, 방망이가 좋아졌으니까 확률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소형준이 안 된다고 하니 ‘아, 힘들겠다’ 싶었다. 그랬는데 또 되더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락할 수도 있다. 날개를 계속 펼치면서 버텨야 한다. 추락하더라도 날개는 계속 펼쳐야겠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하지 않나. 우리는 꼭 날개를 가지도록 하겠다”며 크게 웃었다.

기본적으로 선발이 된다. 고영표가 부상에서 복귀한 6월19일부터 7월24일까지 보면, 쿠에바스-벤자민-고영표-엄상백의 합계 평균자책점은 3.95다. 리그 최상위권이다. 5선발이 아쉽다면 아쉽지만, 1~4선발이 제대로 돌아가면 큰 흠은 아니다. 동시에 불펜은 평균자책점 4.66으로 리그 2위다.

타선도 괜찮다. 최소한 중간은 한다. 덕분에 KT는 이 기간 24경기에서 17승 1무 6패, 승률 0.739로 전체 1위다. 하위권을 전전하다 5위까지 올라선 이유다.

선수들도 현재 상황을 알고 있다. 장성우는 “작년에도 밑에서 올라왔다. 사실 올시즌은 힘들 것 같았다. 소형준도 없고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짚었다.

이어 “뭔가 이상한 게, ‘성적이 안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편하게 하자’고 하는 순간 되더라. 작년에 마이너스 -14에서 뒤집었다. 올해는 ‘그것보다 낫다’고 선수들끼리 그랬다”며 웃었다.

방심은 없다. “5위가 됐다고 하지만, 의미는 없다. 하루일 뿐이다. 마지막 144번째 경기까지 치른 후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일찍 순위를 확정하고 편하게 간 적이 없다. 마지막까지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시작부터 잘하면 가장 좋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어야 진짜다. KT는 최근 몇 년간 계속 그랬다. 2024시즌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무섭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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