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차분하면서 진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가짐을 뚜렷하게 밝혔다. 일반적인 중남미 선수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LG 새 외국인 우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다.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시작점을 찍었다. 에르난데스는 27일 잠실구장에서 불펜 피칭에 임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물론, 염경엽 감독과 차명석 단장도 지켜보는 가운데 40개를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 15개, 컷패스트볼 6개, 투심 패스트볼 3개, 체인지업 7개, 커브 6개, 스위퍼 3개까지 다양하게 구사했다. 최고 구속 시속 148㎞로 올해 빅리그 평균 구속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메이저리그(ML)에서 에르난데스의 평균 구속은 91.8마일(147.7㎞)이었다. 포심 15개 대부분이 스트라이크존 코너에서 형성됐다. 이를 본 염 감독은 “나이스”를 외쳤다.

불펜 피칭 후 에르난데스는 “비행기가 지연됐고 날씨가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피칭 느낌은 좋았다. 일주일 만에 공을 던진 것 치고는 괜찮았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25일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에르난데스는 26일 LG 선수들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LG와 계약한 후 꾸준히 LG 경기를 본 에르난데스는 “오스틴과 김현수, 오지환이 인상적이었다. 오스틴은 정말 공을 박살 내듯 때리더라. 김현수의 타격도 인상적이었고 오지환의 수비도 대단했다”면서 “어제 처음 인사를 했는데 다들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줬다. 이제 서로 알아가기 시작했는데 점점 더 익숙해지고 집처럼 편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난데스의 최대 장점은 커맨드. 빅리그 6년 통산 9이닝당 볼넷 2.9개.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9이닝당 볼넷은 2.5개로 볼넷이 많지 않다. 트리플A 통산 9이닝당 삼진은 11.7개. 평균자책점은 2.87로 뛰어나다. 하체 이동과 더불어 익스텐션이 크다. 우타자 상대 컷패스트볼과 스위퍼,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구사한다.

에르난데스는 자기 투구를 완성한 과정을 두고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선수가 던지는 모습은 물론 경기 후 인터뷰하는 것도 늘 봤다. 마운드 위에서 투쟁하는 모습. 인터뷰에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서 늘 오늘 전력을 다해 던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늘 전력을 다해 던지고 마운드 위에서 싸우는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LG 선수로서 약속도 이와 맞닿아 있었다. 에르난데스는 큰 기대를 받으며 한국 땅을 밟은 것과 관련해 “딱히 부담으로 느끼지는 않는다. 외부의 시선은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100%로 던지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에르난데스는 “마이애미 시절 오스틴과 함께 했다. 한국에서 다시 만나 신기하면서 반갑고 기쁘다”며 “LG 선수들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모두가 100%로 전력을 다하더라. 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한편 에르난데스는 오는 31일 이천에서 실전. 그리고 내달 6일에서 8일 두산과 주중 3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 등판해 데뷔전을 치를 계획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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