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여행지에 도착해 숙소를 찾아갔다. 아무리 찾아도 숙소는 보이지 않는다. 호스트는 입국 직전까지 연락됐으나 잠적했다. 돌고돌아 숙소를 예약한 여행플랫폼에 연락했으나 방도가 없단다. 결국 다른 숙소를 예약했지만, 환불을 받지 못했다. 여행플랫폼 ‘부킹닷컴’ 이용자의 피해 사례다.

◇사례1

은퇴 후 세계여행이 취미인 70대 노년 부부는 아제르바이젠에 놀러갔다가 ‘유령 숙소’를 마주했다.

스포츠서울에 제보한 74세 A씨는 “공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숙소를 찾아갔는데, 예약한 숙소는 이곳이 아니라고 하더라. 호스트에 전화를 해 기다렸더니 우리를 설명과 다른 이상한 숙소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A씨는 “사진 설명과 다르니 이곳에서 잘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호스트가 값을 깎아주겠다더라. 도저히 그럴 수 없어서 다른 숙소를 1박만 하려고 잡았다”고 했다.

문제는 여행플랫폼 ‘부킹닷컴’의 행태다. A씨는 “우리가 추후 머물 곳을 찾으려고 ‘부킹닷컴’에 들어가니 문제의 그 숙소가 계속 뜨더라. 부킹닷컴에 컴플레인을 했는데 왜 그 숙소를 계속 띄우는 지 모르겠다. 알고보니 다른 사람도 속았더라. 아제르바이젠 여행 중 만난 한국인 관광객도 저 숙소에 똑같이 속았다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부킹닷컴으로부터 환불조치가 전혀 없었다. 덕분에 여행 일정이 꼬였다. 우리 부부는 70대라 이런 문제에 빨리 빨리 대응이 안 되는데 정말 고생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례2

두 개의 호텔 이름을 번갈아 쓰는 가짜 호텔에 사기당한 B씨도 있다. 지난 3월 인도에 놀러 갔다가 숙소를 찾는 단계부터 헤맸다. B씨는 스포츠서울에 “호텔을 찾아갔더니 ‘당신이 예약한 호텔은 저곳에 있다’며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그 방이 내가 예약한 방과 생판 다른 방이더라”고 했다.

B씨는 “부킹닷컴에 여러 번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해당 업체는 여전히 평점 8점 이상에 400개 후기가 있지만, 호텔 주소가 수시로 바뀌는 ‘사기 호텔’”이라며 “나중에 따로 찾아보니 나처럼 사기당한 여행객이 많더라”고 털어놨다. B씨는 “이 지역 호텔 이용객이 대부분 공항 가기 직전에 이용하는 하루 여행객이 많아 호텔 위치와 이름을 속여 사기를 친다. 부킹닷컴에서 아무런 제재가 없다”고 말했다.

◇사례3

중간 브로커가 끼어 사기를 친 사건도 있다. C씨는 스포츠서울에 “중간 브로커에게 당할 뻔한 적이 있다”고 제보했다.

그는 “여행 플랫폼을 이용해 숙소를 예약했는데, 중간에 누가 끼어드는 것 같더라. 관광객이 확 몰릴 경우 현지 숙소도 감당이 안 되니까 아르바이트처럼 브로커를 쓰는 경우가 있다. 플랫폼 통해 계약하고 현지에 갔는데 무언가 잘못됐다고, 방을 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C씨는 “취소해주겠다고 했지만 처리가 안 됐다. 플랫폼에서는 ‘예약이 됐기에 내역을 호텔에 넘겼다. 그 이상 할 것이 없다. 우리 잘못이 아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호텔에 항의해 취소 처리는 됐지만, 꼼짝없이 당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잘못일 수도 있고, 숙소 잘못일 수도 있다. 플랫폼은 숙소 쪽으로 떠넘기는 느낌이 들더라. 예약은 플랫폼에서 했는데, 해결은 호텔과 했다”면서 “이쪽저쪽 알아보니 이런 경우가 꽤 많다고 들었다”며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기를 바랐다.

2024 파리올림픽이 진행중인 프랑스 파리에서도 ‘사기 숙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역시 부킹닷컴 이용자의 피해 사례가 존재한다. 본지 취재진도 부킹닷컴을 이용해 별도 숙소를 마련했는데 현지에서 호스트가 잠적했다. 부킹닷컴은 긴급회의를 열고 피해 보상과 관련한 답변을 주기로 했지만 묵묵부답 상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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