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전원 필승조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100경기를 넘게 치른 시점에서도 그렇다. 사실상 마무리 유영찬 외에는 뾰족한 답이 없다. 지난해와 불펜진이 180도 달라진 LG 얘기다.

2023년 통합 우승 전력과 비교하면 반쪽짜리다. 불펜진이 특히 그렇다. 1년 전 LG는 모든 유형의 투수를 앞세워 경기 중후반 승리 공식을 만들었다.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필승조가 주춤했으나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 함덕주 김진성이 도약했다. 고우석과 정우영이 페이스를 찾으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전원 필승조를 완성했다.

올시즌은 그렇지 않다. 고우석이 미국에 진출하면서 마무리로 승격한 유영찬 외에는 믿을 카드가 없다. 전반기는 유영찬과 김진성 두 명으로 버텼고 후반기는 유영찬 한 명으로 버틴다. 이따금 기대를 심어주는 중간 투수가 나와도 꾸준히 활약하지는 못한다. 지난해 3.43으로 리그 1위였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올해는 5.02다. 타고투저로 리그 판도가 급변했다고 해도 차이가 크다.

불펜이 흔들리니 접전을 이겨내지 못한다. 지난 3일 울산 롯데전이 그랬다. 6회초 박동원의 투런포로 3-3 동점을 만들었는데 경기 후반 불펜 대결에서 밀렸다. 이지강 김진성 임준형 백승현 불펜진이 4이닝 5실점했다. 작년처럼 양질의 불펜으로 경기를 뒤집는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승조 함덕주와 박명근이 지난 3일 나란히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치렀다. 고척돔에서 열린 고양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둘 다 1이닝 무실점했다. 함덕주는 지난겨울 수술대에 오르면서 올시즌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박명근은 6월5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일주일 내로 1군에 합류할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 결승 구간이다. 앞으로 약 40경기가 한 해 농사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위표에서는 2위. 작게나마 1위 희망이 있는데 2위 사수 또한 절대 안심할 수 없다. 3위, 혹은 더 낮은 곳으로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불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합류하는 선발진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41회로 리그 2위다. 좌투수 무기력증으로 지난해보다는 못한 타선도 팀 타율 0.282로 2위, 팀 OPS 0.771로 공동 3위다.

함덕주와 박명근이 힘을 보태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포스트시즌 불펜 운영에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