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구위만 놓고 보면 누구와 비교해도 부럽지 않다. 선발 투수로서 빌드업이 관건이었는데 이 부분도 점점 채워나간다. 두산 선발 투수 조던 발라조빅이 라이벌전에서 임무를 완수했다.

발라조빅은 7일 잠실 LG전에서 104개의 공을 던지며 5.2이닝 4안타 3볼넷 8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시속 155㎞. 평균 구속 152㎞ 포심 패스트볼이 일품이었다. 장신의 키를 이용한 하이 패스트볼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포심을 던졌을 때 정타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따금 제구 불안을 노출하기는 했으나 이 또한 많이 안정됐다. 올해 미국에서 중간 투수로만 등판해 투구수가 많아지면 밸런스가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투구수 100개가 넘어갔음에도 구위와 밸런스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두산은 발라조빅의 호투를 앞세워 8-4로 LG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발라조빅은 2승째를 올렸다.

경기 후 발라조빅은 “홈에서 팬들의 열정을 느끼며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지난 7월 LG를 상대로 잘 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좋은 경기력을 펼친 것 같아 더 의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테미너가 향상되는 것을 두고 “쭉 선발 투수를 해오다가 작년 중반부터 올해까지 불펜투수를 했다. 때문에 선발로 전환하는데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면서 “제일 우려됐던 부분이 체력이었는데 보다시피 지금 100개 이상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회 제구 난조에 대해서는 “1회초에 마운드 높이 때문에 공이 계속 높게 갔다. 그걸 조정하느라 1회 제구가 조금 흔들렸다. 다행히 1회가 끝나고 빠르게 수정해서 곧바로 제구가 잡히면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 과제도 전했다. 발라조빅은 “6회엔 볼넷을 주고 흔들리면서 최고 장점인 속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 좀 더 내 공을 믿고 던졌어야 했는데 공격적으로 들어가지 않다보니 투구수가 늘어나서 아쉬웠다”며 “다음 경기는 꼭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감독과 주전 포수 양의지도 발라조빅의 호투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이 감독은 “발라조빅은 경기를 치를수록 선발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홈에서 첫 승리를 거둔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의지 또한 “발라조빅이 체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평소 훈련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꾸준히 러닝하더라”며 “구위가 진짜 좋다. 어떻게 이런 선수가 시즌 도중에 우리 팀에 왔는지 신기하다. 그동안 좋은 외국인 투수를 많이 봤는데 플렉센 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플렉센은 2020년 두산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로 활약했다. 시즌 중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한국 무대에서 기량이 상승해 이듬해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맺었고 지금도 빅리그 선발로 뛰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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