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오늘 하루만큼은 제 자신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모두가 그토록 바라던 시즌 30번째 홈런이 드디어 터져나왔다. 본인도 후련한지 손을 번쩍 들고 세리머니를 했다. KIA 내야수 김도영(21)이 KBO리그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며 2024년 8월15일 밤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날 3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한 김도영은 5회초 1사 1루에서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초구인 시속 149㎞ 하이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까지 29홈런-33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이날 홈런으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대기록이다. 30홈런-30도루는 KBO 역대 9번째, 타이거즈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은 세 번째다.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111경기만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종전 박재홍의 22세 11개월 27일 최연소 기록과 테임즈(당시 NC)의 종전 최소경기 기록인 112경기를 동시에 갈아 치웠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홈런을 딱 치고 수비 나갔다 오니까 ‘30홈런’이 별개 아니었구나 싶었다. 그냥 하나의 홈런이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순히 30번째 홈런을 친게 아니라 최연소·최소경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김도영은 “오늘 하루만큼은 나 자신에게 되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최연소·최소경기)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선 정말 영광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김도영 “오늘만 좋아할 것”이라며 “내일부터 다시 팀이 또 이길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타석에서 헤이수스의 공을 띄워 홈런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간발의 차이로 파울이 되고 말았다.
김도영은 “그 공이 파울이 돼 아쉽긴 했는데, 그 타석에서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는 걸 확인하게 돼서 오히려 괜찮았다”고 돌아봤다.
“언젠가 30번째 홈런이 나올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며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했다는 김도영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니 마음이 편해져 몸에 힘이 빠졌다. 그래서 세 번째 타석에서 좋은 결과(홈런)가 나온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제 40홈런-40도루 기록을 향해 달려갈 김도영이다. 그러나 김도영은 “40홈런-40도루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40도루 하나만 달성하는 것도 솔직히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지금부터는 마음 편하게 팀이 이길 수 있는 스윙을 하겠다. 공을 많이 보면서 출루율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이후 12일만에 터진 홈런포다. 모두가 기대를 한 만큼 김도영 본인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그러나 김도영은 “열흘 넘게 홈런이 나오지 않았지만, 힘든 건 딱히 없었다. 그저 타격 사이클이 떨어져서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계속해서 훈련하며 좋은 타격감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도영은 “데뷔 후 2시즌 간 (부상 등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는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더그아웃에 앉아서 배운게 많다. 그래서 지금 좋은 기록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고 전했다. 김도영은 “올해 말도 안 되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항상 너무 감사드린다. 팬분들께 잘 보이려고 더 열심히 한다. 올해만큼은 하루하루 정말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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