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나비 검객’ 권효경(23·홍성군청)이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 개인전에서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최소 은메달 확보. 한국 휠체어펜싱은 36년 만에 패럴림픽 금메달을 획득할 기회를 잡았다.

권효경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펜싱 여자 에페(스포츠등급 A) 준결승전에서 헝가리의 아마릴라 베레스를 15-1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권효경은 이날 저녁 예정된 결승전에서 중국의 전위앤둥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경기 후 만난 권효경은 “결승에 진출해 너무 설렌다”며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잘 가다듬고 준비해서 (금메달에)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한국 휠체어펜싱은 1988 서울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이후 1996 애틀랜타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따낸 뒤 패럴림픽 메달이 없었다. 권효경이 금메달 갈증을 제대로 풀어줄 발판을 마련했다.

권효경의 준결승 상대였던 베레스는 2020 도쿄대회 금메달리스트다. 그러나 이겨본 상대다. 2022년 9월 열린 휠체어펜싱 월드컵에서 베레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깜짝 스타가 됐다. 올해는 태국 월드컵, 청소년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패럴림픽까지 도전을 이어왔다.

권효경은 경기 초반 1-5까지 밀린 뒤 마음을 다잡았다. 점수를 한 점씩 딸 때마다 돌고래처럼 고음을 내지르며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연달아 찌르기 공격을 성공시킨 그는 10-10 동점까지 추격한 채 1세트를 마쳤다.

2세트 초반 팽팽한 탐색전이 이어지다 12-12의 접전 양상이 전개됐다. 경기 내내 밀리던 권효경이 먼저 점수를 따내며 처음으로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권효경은 동시타가 인정돼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 과감한 찌르기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결승 진출을 이뤄낸 권효경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기뻐했다. 첫 패럴림픽 무대에서 “용기를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던 그였다. 권효경은 새로운 인생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왼쪽 손목에 나비 타투를 그려 넣었다. 이번 대회 개인전 플뢰레 8위, 사브르 12위에 그쳤지만 마지막 에페 종목에서 메달을 확보하며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raining99@sportsseou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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