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우리도 어느덧 단기전을 많이 치른 팀이 됐다. 우리의 경험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여러모로 어긋난 게 많은 시즌이다. 2년 연속 통합우승. 그리고 이듬해 왕조 건설을 바라봤지만 중요한 순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산술적으로 1위는 불가능. 더불어 2위 또한 어려운 3위인 LG다.

그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을 강조했다. 지난해 우승 당시 주장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LG 오지환이 지난 7일 잠실 한화전에서 승기를 가져오는 적시타를 친 후 길고 멋진 가을을 바라봤다.

결정적인 순간에 빛났다.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3루타를 날린 후 득점한 오지환은 5회말 천금의 2타점 적시타도 터뜨렸다. 상대 필승조 김서현의 강속구를 이겨냈다. 김서현의 3구 시속 152㎞ 속구를 공략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오지환의 한 방으로 LG는 4-1로 리드폭을 넓혔다. 6회말 1득점 ,8회말 4득점으로 9-3 승리했다.

경기 후 오지환은 최근 팀이 전반적으로 고전한 것에 대해 “팬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오늘 패밀리 데이라 가족들이 찾았는데 가족들은 아무래도 팀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오늘 이겨서 정말 다행이고 내일도 또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주말 3연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만큼 꼭 위닝시리즈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LG는 8월 한 달 동안 11승 13패에 그쳤다.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한 달 승률이 5할 이하로 떨어졌다. 더불어 9월에도 2승 3패로 하향세다. 지난해 86승을 거두며 일찍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달성했는데 올해는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82승이다. 시즌 후반기 고전으로 연속 우승은 물론, 2위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오지환은 고개 숙이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더그아웃에서 적극적으로 하이 파이브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지환은 “어린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선배들을 바라보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베테랑”이라며 “최근 경기를 보면 웃기 힘든 상황이 많기는 하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야구에 임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나뿐이 아닌 현수 형, 해민이 형, 도환이 형까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끝날 때까지 웃으면서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적시타를 친 것을 두고는 자신감을 강조했다. 오지환은 “김서현 선수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말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하지만 나도 적어도 빠른 공은 자신이 있다”며 “상황상 김서현 선수가 변화구보다는 빠른 공으로 승부한다고 생각했다. 확률적으로도 빠른 공이 온다고 봤기 때문에 빠른 공에는 절대 늦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속구는 어떻게든 맞출 수 있다고 믿기에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지환은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지 않나. 물론 많이 아쉽다. 불펜, 타선, 수비 모두 계획대로 안 됐다. 그래도 최종 순위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모든 경기를 치러야 순위가 결정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결정되기 전까지는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2위 희망을 강조했다.

2위든 3위든 지난해보다는 긴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는 LG다. 이를 두고 오지환은 “우리도 어느덧 단기전을 많이 치른 팀이 됐다. 우리의 경험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작년 경험이 있으니까 상대 팀보다 더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며 “코치님들께 농담으로 이번 가을 야구에서는 6홈런 18타점 해보겠다고 했다. 작년에 우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 우승 멤버들 서로 리스펙트하면서 끝까지 가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16 3홈런 8타점 OPS 1.251로 펄펄 날았다.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기에 두 배의 활약을 바라본 오지환이다.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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