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밖으로 나오셔야 합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전하는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간절한 외침이다.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모두가 선수일 필요는 없다. ‘생활체육’ 측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 패럴림픽 대표팀은 이번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를 따냈다. 목표로 잡은 금메달 5개를 넘어섰다.

사격에서 박진호(47·강릉시청)가 2관왕에 올랐다. 조정두(37·BDH파라스)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 김기태(26·서울특별시청), 김영건(40·광주광역시청)이 정상에 섰다.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도 보치아 10연속 금메달을 이끌었다.

조정두의 경우 ‘인간승리’라 부를 만하다. 군 복무 도중 사고를 당해 척수 장애를 입었다. 7~8년 동안 폐인처럼 살았다. 게임만 했다. 스포츠를 접하게 되면서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조정두는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은 완전히 다르더라. 사격을 시작하면서 게임을 바로 지웠다”고 설명했다. 내성적인 성격도 많이 활발해졌다.

사격 동메달리스트 김정남(46·BDH파라스)은 “운동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감정 기복이 심했는데 차분해졌다. 사격을 통해 인생이 행복해졌다. 사격이 참 좋다”고 설명했다.

김영건도 마찬가지다. “장애가 있어 밖에 나오지 않는, 운동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장애인은 활동량이 부족하다. 꼭 운동을 해야 한다. 꼭 전문 선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적성에 맞으면 나처럼 패럴림픽도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장애인 카누 선수로 뛰다 장애인 카누 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최용범(28·도원이엔씨)는 “장애는 내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며 “나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갖고도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장애가 있을수록 밖에 나와야 한다. 집에만 있으면 더 안 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꼭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원해서 장애인이 되는 사람은 없다.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사고 등을 통해 갑작스럽게 장애를 입는 경우가 많다. 절망하고 좌절하기 마련이다. 가장 편한 방법은 포기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다. ‘재기’를 위한 길은 밖에 있다.

당연히 모든 장애인이 패럴림피언이 될 수는 없다. 국가대표가 되려면 ‘재능’도 분명 필요하다. 반대로 모두 태극마크를 달아야 하는 것은 또 아니다.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다. 스포츠가 주는 힘이 있다.

반다비체육센터가 속속 건립되는 등 장애인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스포츠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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