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성장한다. 단순한 공수겸장 3루수를 넘어 장타도 터뜨리는 대형 타자로 올라선다. LG 문보경(24)이 1군 진입 4년째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문보경은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기선 제압을 이끈 3점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1회말 3번 타자 오스틴 딘의 적시타 후 상대 선발 조던 발라조빅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LG는 4-0으로 리드폭을 넓혔고 문보경은 시즌 20홈런을 기록했다. 1군 첫해인 2021년 8홈런, 2022년 9홈런, 2023년 10홈런으로 딱 하나씩 홈런 숫자가 늘었는데, 올해는 작년의 두 배를 기록했다.

문보경은 4회말과 8회말에도 내야 안타로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LG는 9-5로 두산을 꺾고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3위 확정 매직넘버 ‘1’이 됐다.

다음은 경기 후 문보경과 취재진 일문일답.

-하나씩만 홈런이 늘었는데 올해는 벌써 10개가 늘었다.

일단 장타를 많이 치면 그만큼 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홈런이 좋은 것 같다.

-4번 타순에 배치된 후 꾸준히 홈런이 늘고 있다. 처음 4번을 했을 때 부담은 느끼지 않았나?

먼저 중요한 타순을 맡겨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4번에 대한 부담 같은 것은 딱히 없다. 늘 똑같이 타석에 선다. 사실 타순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4번을 맡은 후 홈런 페이스가 더 좋아졌다.

숫자는 반반이다. 내 기억으로는 4번 타자로 나가서 친 홈런이 11번째였다. 오늘 20개니까 딱 반반이 됐다.

-장타자들에게 홈인 잠실구장은 부담이 될 수 있는데.

크기가 너무 크다. 워닝 트랙에서 잡히는 경우가 한 시즌 5, 6개는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라팍을 가든 문학을 가든 워닝 트랙에서 잡히는 타구는 나온다. 그래서 잠실이라 홈런이 적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잠실이라 오히려 3루타, 2루타가 나올 확률도 있다.

-오늘 홈런 쳤을 때 투수가 신기하게도 발라조빅이었다. 지난 7월20일 비로 인해 홈런이 사라졌을 때도 발라보직에게 쳤다.

사실 이후 의식은 안 했다. 그런데 사직에서 19홈런을 치니까 갑자기 그때 비 온 날 그 홈런 생각이 났다. 이대로 끝나면 많이 아쉬울 것 같았는데 오늘 쳐서 다행이다.

-수비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 체력적으로는 어떤가.

어제 더블헤더를 해서 그런지 오늘은 힘들더라. 그전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힘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3위가 확정되면 휴식을 준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고생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힘들다고 나가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이 라인업에 올려주시면 나가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도 감독님 뜻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쉬운 시즌은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 승리로 3위 가능성은 커졌는데.

그래도 1군에 올라온 후 매년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3위로 가을야구를 시작하는 게 아쉬울 수 있지만 3위로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정규시즌 잘 마무리하고 가을 야구 준비도 잘하겠다. 올해도 최대한 높은 곳에서 시즌을 끝내보겠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시즌 후 대표팀에 입성할 수 있다. 프리미어12가 있고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예비 엔트리 3루수가 쟁쟁하더라.

나는 1루도 가능하다. 아시안게임도 1루수로 나갔다. 안 된다고 하면 2루라도 훈련해서 꼭 나가고 싶다. 국제대회를 하면 얻는 게 참 많다. 다른 나라 좋은 투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기회 아닌가. 이번에도 꼭 나가고 싶다.

-작년 국제대회가 재미있고 좋았다는 뜻인가?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보다 세상에 이런 투수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대만 투수들의 공도 좋았고 일본 투수들의 공도 좋았다. APBC에서 준우승에 그친 것도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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