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김태리가 ‘춘향전’의 방자로 기막힌 무대를 선보였지만, 다친 친구를 대신해 찻집에서 일하다 매란국극단에서 쫓겨나게 됐다.

19일 방송된 tvN 토일극 ‘정년이’에서 문옥경(정은채 분)은 윤정년(김태리 분)을 집으로 불러 정기공연 ‘자명고’ 오디션 대본을 건넸다.

옥경이 “난 내 뒤를 이을 남역으로 널 데려온거야. 넌 재능이 있어. 시간 낭비 없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했지만, 정년은 “말씀은 감사하지만 받지 않겠다. 지금도 내가 실력도 없는데 들어왔다고들 하는데 여기서 쉬운 길을 선택하면 어떻게 되겠냐”라고 거절했다.

당당한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정년의 용기에 홍주란(우다비 분)은 감탄했다.시장에 놀러나온 정년과 주란은 관중을 압도하며 춤을 추는 사물놀이패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다음날 자신을 괴롭히다 제 발에 넘어지는 박초록(승희 분)을 보고 깔깔 웃던 정년은 뭔가를 깨달은듯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쉴새 없이 웃기면서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자, 그게 춘향전의 방자여”라며 활짝 웃었다.

윤정년을 매란국극단에서 내보낼 생각에 방자 역을 제안한 허영서(신예은 분)는 사실 방자 역까지 자신이 할 궁리였다. 이몽룡과 방자로 1인2역을 하겠다는 허영서의 실력을 확인한 서혜랑(김윤혜 분)은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정년은 연습 때는 물론이고 공연 당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공연시간이 임박해서야 뛰쳐들어왔다. 정년이 제대로 무대를 소화할지 의심 가득한 눈초리 속에 드디어 ‘춘향전’의 주역 이몽룡과 방자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잔뜩 긴장해 첫 대사를 못 꺼내던 정년은 무대를 뛰쳐나가더니 능청스럽게 방자 연기를 해내 관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며칠 동안 연습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정년은 사물놀이패를 쫓아다니며 춤을 익혔고, 방자가 살아온 듯 좌중을 휘어잡는 정년의 모습에 영서는 물론이고 단원들이 모두 충격에 빠졌다.

정년이 만든 방자는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불렀고, 춘향전을 방자전으로 만드는 괴력을 발휘했다. 객석에 앉은 옥경은 “왜 방자역을 하겠다고 한 줄 알겠다. 더 볼 것도 없네”라며 미소지었다.

이몽룡과 방자가 만나는 씬을 앞두고 박초록 무리가 꿍꿍이를 부리는 듯 하자 허영서는 “이번 무대 조심해. 뭔가 이상해”라며 윤정년에게 경고했다.

방자가 이몽룡을 알아보고 눈물로 안부를 묻는 장면에서 갑자기 작대기가 부러지며 정년은 무대로 엎어졌고, 돌발 상황에 관객들은 웃음이 터졌다. 당황한 영서가 정년의 상태를 살피는 가운데, 납작 엎드렸던 정년은 바로 연결해 연기를 이어가 단장 강소복(라미란 분)의 미소를 불렀다.

정년과 영서의 열연이 빛난 ‘춘향전’은 대성공이었고,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강소복은 “윤정년, 무대 오르기 전에 지팡이 확인했어? 무대 오르기 전 확인은 기본이다. 그래도 빠른 시간에 너만의 방자를 찾았구나. 내일 아침에 단장실에서 대본 받아가라”라며 윤정년을 제대로 인정했다.

목검으로 결투씬을 연습하던 중 홍주란은 팔을 다쳐 깁스 했고, 정년은 함께 병원에 들렀다가 주란이 찻집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깁스를 한 채 일을 하겠다는 주란을 대신해 정년은 아르바이트를 자처했다.

늦은 밤 목검 연습을 하러 온 영서는 마침 연습하고 있던 문옥경과 대련했다. 영서는 “저번에 제 이몽룡 연기 중에 부족한 부분을 말해달라”라고 물었고 옥경은 “넌 이미 완성형에 가까워. 난 누군가 내 자리를 위협해주길 기다리고 있어. 지금은 네가 제일 근접해 있어”라고 미소 지었다.

기뻐하는 영서에게 옥경은 “호동왕자든 고미걸이든 그냥 즐겨. 그러기 위해서 너 스스로를 많이 내려 놓아야 할 거야”라며 영서에게는 다소 어려운 주문을 했다.

정년이 일하는 찻집 사장은 노래 부를 가수가 펑크를 내자 정년에게 한 곡을 해달라며 부탁했다. 정년이 거절하자 “안 부르면 주란이 잘라버린다”라고 협박했고, 결국 정년은 무대에 올랐다. 국극단원으로서 다른 곳에서 재주를 팔면 안 된다는 원칙을 깬 무대였다.

마침 찻집을 찾은 방송국 PD 박종국(김태훈 분)은 “스타가 되고싶은 생각이 있으면 전화하라”라며 명함을 주고 갔다.

극단으로 향하던 정년은 어머니 용례(문소리 분)를 마주쳤다. 용례는 “소리 그것이 것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썩어문드러지는 것이다. 나도 다 겪어봤다”라고 말했고, 정년은 엄마가 소리를 했다는 걸 알고 놀랐다. 용례가 정년을 다짜고짜 끌고가던 와중 강소복은 “공선아. 오랜만이다”라며 인사했다.

한편 이어진 예고편에서 찻집에서 일한 사실이 알려진 정년은 극단에서 쫓겨나자 방송국을 찾아갔다. 숏컷에 양장을 차려입은 정년은 “날 가수로 성공시켜 주쇼. 난 별천지에서 성공할거여”라며 미소지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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