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그녀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완벽한 1인2역으로 올가을을 물들인 로맨스의 주인공 신혜선이 ‘나의 해리에게’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 29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에서 신혜선은 무채색의 삶을 사는 14년 차 무명 아나운서 주은호와 해맑고 자신감 넘치는 주차장 관리소 직원 주혜리로 1인 2역을 맡아, 두 캐릭터의 극명한 대비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큰 호평을 받았다.
까칠하고 장난끼 많은 주은호와 엉뚱하고 솔직한 주혜리는 사랑스럽다는 공통의 매력을 다채로운 색깔로 뿜어내며 시청자들을 홀렸다.
주은호와 정현오(이진욱 분), 주혜리와 강주연(강훈 분)의 두 가지색 사랑과 백혜연(조혜주 분), 문지온(강상준 분) 등과의 케미스트리도 흥미를 안겼다. ‘나의 해리에게‘를 통해 멜로 연기 최강자로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한 신혜선은 12부작을 돌아보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신혜선은 종영 소감에 대해 “마지막 촬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종영이라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작품이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1인 2역에 대해 “캐릭터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은호는 겉으로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지루하고 무기력한 인물로, 반면 혜리는 외형적으로 지루하고 단조로워 보이지만, 내면은 삶에 열정적인 인물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극 후반부 ‘겉모습은 혜리이지만 깨어난 것은 은호’ 그리고 ‘혜리인 척하는 은호’라는 설정에 대해 “두 캐릭터가 워낙 확연하게 달라 다행히 쉽게 구별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외형과 상관없이 그 장면에서의 인격의 주체에 맞춰 연기했다”라며 웃었다.
깊게 몰입했던 두 캐릭터는 신혜선에게 모두 소중하고 애틋한 존재였다. 그는 “은호는 참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아주 어릴 적 빼고는 감정적으로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 있어 본 적이 없는 친구다. 일반적으로, 아니면 평범하게 생각될 수 있는 것을 은호는 갖지 못한 채 커왔다.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 법도 성숙하지 못했을 거다. 혜리가 사라진 후 큰 죄책감과 함께 세상에 혼자 남은 느낌이었을 거다”라고 자신이 억지로 보낸 졸업여행에서 동생이 실종된 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은호를 떠올렸다.
그는 “누군가의 울타리 안에 있고 싶었을 테고, 누군가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었을 거다. 은호의 인생에서의 결핍을 보자면, 은호의 행복은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을 것 같다. 참 미성숙해 보일 순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은호가 더 단단해지고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주은호의 또 다른 인격이 주혜리에 대해 “혜리는 겉으로는 은호에 비해서 많이 모자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내면이 참 단단한 친구다. 은호가 원했던 모습이 투영된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혜리였을 때도 은호니까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혜선은 “’나의 해리에게‘를 통해 저 역시 많은 배움을 얻었다. 벌써 쌀쌀한 계절이 찾아왔네요. 남은 2024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청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며 인사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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