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아버지가 자신 있게 당돌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줬어요.”
포항 스틸러스 이태석(22)은 지난 4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11월 A매치에 나설 26명에 이름을 올렸다. 2002년생 측면 수비수인 이태석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14경기를 뛴 적이 있으나 A대표팀에 승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명단 발표 후 본지와 연락이 닿은 이태석은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일단 발탁돼 기분이 상당히 좋다. 그러면서도 설레고 긴장도 된다”라며 “오전 훈련이 끝나고 (발탁 소식을) 들었다. 모르고 있었는데 박태하 감독님부터 동료들이 얘기해 뽑힌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태석은 부자가 차례로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역대 세 번째 사례로 남게 됐다. 이태석의 아버지는 2002 한일 월드컵 멤버이기도 한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의 아들이다. 고(故) 김찬기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과 김석원이 역대 1호 국가대표 부자이고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차두리가 두 번째다.
이태석은 “기록은 남는 것이니까 가족에게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루고 새로 쓸 기록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아버지가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또 당돌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줬다. 축구적인 것보다 멘탈적인 부분에서 조언해줬다”고 설명했다.
이태석의 주 포지션은 왼쪽 측면 수비수다. 아버지와 같은 왼발잡이로 킥력이 뛰어나다. 다만 그는 포항으로 이적한 뒤 반대발 윙어인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도 뛰고 있다. 홍 감독은 “이태석이 이적 후 공격수로 뛰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측면수비수 포지션을 항상 고민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측면 수비수 스타일이다.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탁 배경을 언급했다.
이태석은 “원래 측면 수비수가 내 자리고 최근 몇 경기는 왼쪽 측면 수비수를 보고 있다.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고 측면 수비수 포지션에 편안함을 느낀다.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내가 인버티드 측면 수비수도 소화하고 측면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 장점이 있기에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준 게 아닌가 한다. 나이에 맞게 당돌하게 또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내 장점을 많이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축구대표팀에서는 쟁쟁한 선배들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명재(울산 HD)가 중용 받고 있고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이기혁(강원FC)도 왼쪽 측면 수비가 가능하다. 이태석은 “좋은 선수들이고 선배이기 때문에 내가 배울 건 배우고 또 내가 더 나은 점은 극대화해 보여줘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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