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소공로=김용일 기자] ‘신문선이 왜 거기서 나와?’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연 2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모두의 시선이 유 전 회장에게 쏠릴 법했지만 이목을 끄는 또다른 이가 있었다. 이날 오전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선언 보도자료를 낸 신문선 명지대 교수다.

신 교수는 유 전 회장 기자회견장을 찾아 끝까지 자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취재진은 신 교수를 향했다. 그는 밖에서 인터뷰하겠다면서 장내를 빠져나갔다.

1983년 유공 축구단에서 선수로 세 시즌을 뛴 뒤 이르게 은퇴한 신 교수는 축구 해설위원으로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2011년부터는 명지대 교수로 활동했고 2014년엔 성남FC 대표이사로 축구 행정을 경험했다. 2017년엔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적이 있다. 장기간 축구계 야인 생활을 해온 그의 축구협회장 출마 소문은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재벌 마지막 회장으로 ‘정씨 집안’을 끝내야겠다는 사명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가 세계화 길로 가려면 중요한 건 예산 확보다. ‘현대’ 집행부가 30년 동안 협회를 이끌었지만 산업 기반을 조성하지 못했다”면서 “정 회장은 협회를 처음 이끌 때 4년 임기 내 1000억 예산을 2000억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성남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2014년 초대 대표이사로 적은 예산에도 팀을 안정적으로 꾸렸다는 점을 강조, 축구의 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스스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2022년, 2023년 결산서를 보면 협회 영업수익은 1200억원”이라고 말한 그는 “이중 정부지원금은 적게는 27%, 많게는 40%다. 정 회장의 실제 영업 실적은 600~800억밖에 안 된다”고 했다. 또 “내가 회장이 된다면 일주일 내내 출근해서 직원과 머리를 맞대고 한국 축구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책임감을 품고 일할 것”이라며 영업맨을 자처했다.

같은 경기인 출신인 허 전 이사장과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말엔 “철학과 비전이 맞아야 한다”면서도 “(단일화가) 재벌총수를 협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할 상황이라면 유연성을 두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신 교수가 취재진 앞에 선 것을 두고 일부 체육계 관계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보냈다. 한 관계자는 “유 전 회장 출마 선언장에 손님으로 참석해 자기 축구협회 출마 인터뷰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기자회견장이 다소 어수선해졌다”고 불평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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