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갑작스런 계엄선포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사람 얘기는 아니다.

메이저리그(ML)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김혜성(25·키움)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다.

ML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김혜성이 수요일 정오(미국 동부시간)에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공시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미국 표준시로 4일 정오면 한국시간으로는 5일 오전 2시다. ML 사무국이 포스팅 공시하면 30개 구단과 한 달간 협상할 수 있다.

김혜성은 지난달 29일 LA로 출국했다. 10월31일 ML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를 받은 김혜성은 팀 선배였던 김하성(샌디에이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등이 잇달아 ML에 진출하자 빅리거의 꿈을 키웠다. 소속팀인 히어로즈도 김혜성의 ML 도전에 반대할 이유가 없어 방해요소도 없다.

지난 6월 CAA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했다. CAA는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MLB닷컴은 “김혜성은 빼어난 수비 능력을 갖춘 내야수다. 2022년과 2023년에는 2루수 골든글러브, 2021년에는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애틀을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일 구단”으로 꼽는 등 구체적인 팀명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ML 여러 구단 스카우트가 김혜성을 관찰했고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 수비능력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대회 등에서도 그를 지켜본 ML 관계자들이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선수”라고 평가하는 등 김혜성의 꿈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017년 신인2차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히어로즈에 지명된 김혜성은 올해까지 953경기에 출전했다. 37홈런 386타점 211도루에 타율 0.304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홈런 11개를 포함해 75타점 30도루 타율 0.326로 변함없이 활약했다.

KBO리그 대표 내야수로 꼽히는 김혜성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다. 이 또한 경쟁력일 수 있다. 포스팅을 통해 ML 구단과 계약하면, 강정호(2015년) 박병호(2016년) 김하성(2021년) 이정후(2024년)에 이은 다섯 번째 ‘히어로즈 출신 빅리거’가 된다.

히어로즈는 한미 선수계약에 따라 김혜성을 영입한 구단에게서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 계약금이 2500만달러 이하면 확정액의 20%를, 5000만달러 이하이면 500만달러와 2500만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받을 수 있다. 김혜성이 잭팟을 터트려 5000만달러 이상 받아내면 937만5000달러와 5000만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15%를 받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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