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난 이제 지쳤어요.(땡벌) 기다리다 지쳤어요.(땡벌)”

가수 강진의 히트곡 ‘땡벌’의 노랫말이다. 올해 KBO리그 투수 ‘황금장갑’을 품은 카일 하트(32)와 재계약을 바랐던 NC 임선남 단장을 속내를 대변하는 가사다. 기한 없이 기다리다 지쳤다. 자연스레 하트와 ‘작별’ 수순을 밟고 있다. ‘새 외인’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수준급 투수와 협상을 구체화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트는 올해 26경기에서 13승 3패 182삼진 평균자책점 2.69를 적었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승률 2위, 다승 공동 3위에 오르며 KBO리그 ‘탈삼진상’과 투수 부문 ‘수비상’, 골든글러브까지 손에 쥐었다.

‘최정상급’ 활약이다. NC는 하트와의 재계약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트가 메이저리그(ML) 복귀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NC 임 단장은 17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하트와) 대화가 잘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며 “고민이 많았다. (협상에) 소극적인 선수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현재 28명의 외국인 선수가 계약을 마쳤다. KIA도 패트릭 위즈덤과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10개 구단 중 NC만 남았다. 내년시즌 준비를 위해 ‘외국인 트리오’ 완성이 시급하다. 하트‘만’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NC가 하트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하트 역시 NC와 재계약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트에 제시할 수 있는 ‘금액’만 봐도 재계약은 쉽지 않다. NC가 외국인 선수 계약에 쓸 수 있는 최대 금액은 410만달러다. 이중 데이비슨과 톰슨에 240만달러를 썼다. 하트에 제시할 수 있는 최대치는 170만달러다.

KIA는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180만달러에 잡았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네일보다 우위에 있는 하트 입장에선 170만달러가 만족할 수준은 아닐 수 있다.

임 단장은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하트가) 원하는 조건을 다 맞춰줄 자신도 없다”며 “그래서 우리도 빨리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하트에게) 계속 매달리기 어려워 다른 선수들과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하트와 대화가 진행 안 된 지 꽤 됐다. 그래서 그동안 여러 선수와 대화를 했다”며 “몇몇 선수와 (협상) 진행이 많이 됐다. 새 외인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귀띔했다.

NC는 소문난 ‘외인 맛집’이다. 매년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빅리그로 ‘역수출’하는 사례도 여러 차례다. 당장 2023시즌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한 에릭 페디도 ML로 리턴했다. 내년시즌 하트를 대신할 정상급 투수는 누굴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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