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푸른 호랑이 군단의 전설을 향한다. ‘블루드래곤’ 이청용(36)이 울산HD와 전격 연장 계약을 체결, 구단 리빙레전드의 길로 들어선다.
3일 울산 사정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청용은 이날 울산과 새로운 계약서에 서명했다. 선수 황혼기를 보내는 그는 ‘울산맨’으로 남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됐다.
이청용은 어느덧 서른 중반을 넘었지만 여전히 뛰어난 경기력은 물론이요,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해왔다. 울산이 올 겨울 베테랑 자원을 대거 정리하며 선수단 리모델링에 나섰지만 이청용만큼은 붙잡은 이유다. 김판곤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도 따랐다.
지난 2020년 11년간의 유럽 리그 생활을 마치고 울산을 통해 K리그에 복귀한 이청용은 ‘축구 도사’ 애칭에 걸맞게 남다른 클래스를 뽐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2022년 울산의 ‘캡틴’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며 17년 만에 팀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그해 리그 최우수 선수상(MVP)까지 품었다. 지난해엔 주장직을 후배에게 넘겨줬지만 실질적 리더 구실하며 후배의 존경을 받았다. 울산이 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하는 데 조력자였다.
올 초엔 팀의 비전을 두고 구단과 잠시 견해차가 발생, 거취에 물음표가 매겨졌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헌신하고자 했다. 코치진과 선수 사이에서 가교 구실을 지속했다.
특히 지난 여름 홍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김 감독 역시 그의 존재 가치를 인정했다. 이청용을 중심으로 당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바로잡았다. 울산이 다시 원 팀 문화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라운드에서도 으뜸이었다. 지난 11월1일 강원FC와 36라운드 홈경기에서 주민규의 ‘우승확정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승부처에서 특급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울산이 제2 전성기를 여는 데 주력 노릇을 한 그는 새 시즌 또다른 비상을 그린다. 리그 4연패와 클럽월드컵에 도전하는 울산으로서는 이청용과 동행을 통해 유·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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