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 기자] “다시 불면증이 시작됐습니다.”

호탕하게 웃어 넘겼지만 머릿 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이제서야 감독으로서 첫 출발선에 선 실감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 올해 NC 새 사령탑을 맡은 ‘호부지’ 이호준(49) 감독 얘기다. 이 감독은 지난달 20일 발표된 KBO 스케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불면증과 함께 이 감독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 감독은 3일 열린 NC 신년회 후 취재진과 만나 2025시즌 앞둔 심경과 계획 등을 밝혔다. 취임을 하고도 ‘감독’이란 자리가 실감나지 않았지만 KBO 일정과 함께 무게감이 몰려든다.

“다시 불면증이 시작됐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개막전 스케줄이 나오니까 (감독이 된) 실감이 났다”며 “첫 경기부터 고향팀(개막 2연전 상대 KIA)과 하고, 또 홈 개막전은 지난해까지 있었던 LG(3월 28~30일)와 맞붙는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싶다”고 웃었다.

강팀을 연이어 만난다. ‘디펜딩 챔피언’ KIA에 2023년 챔피언 LG다. 스케줄만 봐도 부담감이 밀려든다. 그래도 강팀들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전력을 가늠해보겠다고 했다. 이기면 당연히 좋다.

이 감독은 “오히려 가장 센 팀들과 하면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일정을 보고 우리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더라. 반대로 잘 됐다는 생각도 든다”며 “우리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장 센 팀과 만났을 때 어떤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불면증’이 다시 온 또 다른 이유는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지난해 저조한 성적 탓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너무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다가오는 스프링캠프 우선 과제로 ‘자신감 돋우기’로 잡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서 자신감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다. 불안해 하는 걸 나도 느끼지만 외부에 있는 이들도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 지난 프리미어12때도 우리 선수들 걱정을 하더라. 담당 코치가 전화를 해서 그런 부분을 얘기했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실력향상이나 컨디션 조절도 중요하지만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감독이지만 나도 파이팅하면서 다독여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테랑들의 도움도 바랐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끌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올해 ‘캡틴’ 완장을 찬 박민우의 역할이 크다.

이 감독은 “선수단에서 우리 코칭스태프보다 박민우를 비롯한 선배들이 문화를 잘 만들어줘야 한다”며 “베테랑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소통을 해야 한다. 소통을 통해 선수단의 문제를 알고 코치들이 도와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고 했다.

‘불면증’의 가장 큰 원인은 ‘승리’를 향한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또 어떤 선수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가 해결 과제다. 첫 대상은 KIA다.

이 감독은 “어떻게 하면 이길까 하는 생각이 크다. KIA와 개막 2연전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다. (KIA의)새로운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도 좋다고 하고, 제임스 네일은 자타공인 좋은 선수니까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몇 점을 주고 몇 점을 내야 이길까 생각했다. 어려운 문제”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그는 “작년처럼 부상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선발 중간은 또 어떻게 끼워맞춰야 하는지 고민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보고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다. 다른 팀을 보면 외국인 선수 둘에 3~4선발은 정해져 있는데 5선발을 고민한다”며 “지금 우리는 3~5선발을 걱정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그 자리를 메워주는지가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은 물음표니까 그 다음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잘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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