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새론, 휘성.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연예계가 또다시 깊은 충격에 빠졌다. 배우 김새론에 이어 가수 휘성까지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연예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새론은 지난달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4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2022년 음주운전 사건 이후 법적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는 끊임없는 조롱과 비난이 이어졌다. 특히 일부 언론은 그의 생활고를 강조하며 ‘몰락한 스타’로 소비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이는 김새론의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새론에 이어 한 달 만에 휘성도 세상을 떠나며, 연예계의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휘성은 생전 몇몇 논란으로 인해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2020년에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돼 처벌 받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휘성은 이렇다 할 연예계 활동이 없었음에도 그를 향한 악성 댓글은 끊이질 않았다. 2023년 휘성은 악플러들을 향해 “장난식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 걸면 진짜 속상하니까 동물원 원숭이한테 먹이 던지듯 행동하지 마세요. 짜증 대폭발합니다”라고 경고하는 등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나종호 조교수는 김새론의 죽음과 관련해 한국 사회의 엄격한 분위기를 지적했다. 나 교수는 “잘못했다고 해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는 아닌 것 같다”며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 게임’ 같다”고 비판했다.

김새론, 휘성의 비보는 한국 연예계에 반복돼 온 비극이다. 이전에도 일부 연예인이 사회적 비난과 정신적 압박 속에서 힘든 시간을 견디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 연예인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과도한 관심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언론 보도의 윤리성, 대중의 태도 변화, 정신 건강 지원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연예인의 실수나 사생활을 집요하게 파헤쳐 소비하는 몇몇 언론의 보도 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특히 ‘가짜뉴스’ 등 선정적인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생산해내는 일부 유튜버를 제재할 법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대중의 관심이 연예인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때로 그것이 무서운 족쇄로 돌아올 때도 있다”며 “연예인도 역시 우리와 같은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와 과도한 비난을 가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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