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in de Botton 예술감독 프로필사진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보통은 8일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 오크룸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에서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핸즈 +확장과 공존’을 주제로 지난 9월 15일 개막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알랭 드 보통 특별전-아름다움과 행복’을 기획한 알랭 드 보통은 15명의 공예 작가들과 워크샵을 통해 인문학적 교감을 얻어낸 후 키워드 15개를 뽑아서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글을 쓰는 작가가 미술전시 기획을 한 것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은 “2년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담당자가 런던에 찾아오셔서 용감하고 특별한 제안을 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아트 디렉터를 맡아달라고 했다”면서 “왜 나에게 왔느냐고 묻자 비엔날레 관계자가 ‘한국의 공예를 전세계적으로 부흥시키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 한국 공예는 역사가 깊고 강렬하다. 그러나 현재 공예의 위치와 한국 공예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의문이 많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한국의 공예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평소 좋은 공예품에서 위안을 받는다는 알랭 드 보통은 런던에서 자주 가는 장소에 놓인 한국의 달항아리를 예로 들며 “달항아리가 속삭이는 것 같이 느낀다. 달항아리에는 실용 뿐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철학이 담겨있다. 단순함, 겸손함, 불완전함 등이 모두 다 있다. 이처럼 실용과 아름다움을 모두 가지는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 내 전시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전시 타이틀을 ‘아름다움과 행복’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보이는 것과 심리적인걸 함께 어우른다는 의미다. 현대사회는 아름다움과 행복을 따로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예쁜 것, 행복은 심리학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나는 두가지를 하나로 합쳐서 보기좋은 것이 인간의 삶에도 깊은 영향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알랭 드 보통은 지난 1월 방한해 청주에서 가든하다, 강희정, 김은혜, 김재성, 염승일, 이승희 등 15팀의 예술가를 만나 워크숍을 펼쳤다. 단순히 보기좋은 공예품이 아니라 현대인에게 심리적으로 고요함과 지혜, 행복을 줄 수 있는 공예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는 게 힘들다는 현대인들이 집안에 놓고 사용하면 자신 안의 가장 좋은 부분을 이끌어내도록 돕는 공예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전시 결과물에 크게 만족했다는 알랭 드 보통은 “한국 공예가 특별한 것은 이상과 실용이 잘 합쳐져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예술은 이 두 가지가 합해 있을 때 탄생한다. 청주국제공예프로젝트에 앞으로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랭 드 보통은 9~10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학술회의와 특별 강연에 참석한 뒤 출국한다.

공예비엔날레는 오는 25일 까지 열린다.

eggroll@sportsseoul.com

알랭 드 보통. 사진제공 |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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