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 “탈당 변명할 필요 없어, 이것도 정치적 행위일 뿐”
[스포츠서울 이진우기자]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15일 조계사를 방문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하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안 의원과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스님을 만나 “저희가 이번에 또 새로 시작하게 됐다. 그 동안의 생각들, 많은 분들의 생각도 말씀드리고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전날 천주교와 기독교 지도자를 만난데 이어 불교계 지도자를 만나는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창당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종교지도자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당초 이날 오전 기조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는 17일로 연기하면서까지 이 같은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스님은 경전에 나오는 말을 인용해 “정치는 정무방소(政無方所) 즉 동서남북이 없으며 정해진 것이 없다. 지난 5년간 해온 변화무쌍한 행위가 정치적 행위이고, 명대승심(名大乘心), 대승(大乘)의 마음인데 이는 곧 중도로, 너와 나를 가르지 않고 남과 북을 가르지 않고 친소를 가리지 않으며 국민을 차별 없이 잘 이끌어가는 것이 정치”라면서 “구차하게 탈당에 대해 변명할 일도 없다. 이런 게 다 정치의 행위라고 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도는 안 의원의 마음에 있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뭐든지 안 의원 자신이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에 “정치를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다. (국민들이) 처음엔 엄청난 기대와 사랑으로 지긋지긋한 낡은 정치를 바꾸라고 성원했는데 능력 부족으로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며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니까 (국민들이) 다시 힘내서 잘하라고 한다. 일종의 꾸짖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번에는 온 몸을 던져 몸이 가루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들이) 바라는 일을 조금이라도 이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대부분 국민들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정치에 대한 기대 속에서 탈당이라는 행동이 옳거나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좋은 정치, 좋은 결실을 맺어서 정권교체를 이루고 국민들이 보다 편안한 삶, 행복한 삶이 보장된다면 탈당으로 실망한 국민들에게 다소 보답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voreo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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