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시장질서 토대 위에 성장과 분배 선순환 하는 경제시스템”


[스포츠서울 이진우 기자] “국민이 불러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지난 2012년 9월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던진 화두다. 그로부터 4년 후 올해 4월 13일 총선을 앞두고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해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며 ‘공정성장론’을 정책의 중심에 내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안 대표가 지난 2년여 간 공들여 다듬은‘공정성장론’은 향후 전망되는 40년간 장기불황의 타개책으로서, 시장질서 및 정책을 혁신해 공정한 제도와 정책을 통해 혁신(성장)이 일어나고, 성장과 분배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선순환 되는 경제시스템이 정부정책과 시장에 확고하게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지난 11일 창당 1호 법안을 발표하면서 ‘공정성장법’이라 명명한 3개 법안을 1차로 내놨다.


첫 번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감독 기능에 힘을 더 실어주는 한편, 위원회의 운영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상임위원 수를 확대(5인→7인)하고 5년 임기보장 등을 통해 독립성을 강화하도록 했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두 번째로 현재 벤처·창업 지원을 위한 부처가 6개(중기청, 미래부, 산업부, 문체부, 교육부, 고용부)로 산재돼 있는 것을, 중소기업청에 강력한 정책조정기능을 부여해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세 번째는 성공 위험이 높은 벤처기업 특성상 실패했을 때 벤처창업자가 과점주주인 경우 과도한 조세채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해 재기할 기회가 원천 차단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2차 납세의무를 완화해 패자부활의 기회를 부여하고 재도전을 통한 혁신아이디어 창업에 기여하도록 했다.(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특례제한법)


이에 앞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공정성장론은 시장이 (약자를) 착취하게 돼 있다. (안 대표가) 경제를 잘 몰라서 누가 가르쳐준 공정성장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안 대표가 자신을 샌더스라고 했다가 스티븐 잡스라 했다가 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채이배 국민의당 공정경제위원장(전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공인회계사)은 17일 스포츠서울과 만나“아마도 김 대표가 ‘공정성장론’의 구체적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것 같다. 실체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중시하면서도 그 과정에 사회 정의를 포함하는 혁신적 경제정책”이라면서 “앞으로 총선에서 정책중심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공정성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 채이배 국민의당 공정경제위원장.

이하는 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공정경제 TF가 공식 출범했다.(2월 11일)


“경제개혁연구소에서 경제개혁이나 재벌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 주장하고 정부의 미흡한 정책을 보완하는 대안 제시를 주로 해왔다. 안 대표의 ‘공정성장론’은 이미 내용은 다 정리돼 있다. 이제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공정경제위원회는 주로 재벌의 낙후된 기업지배구조 개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발전, 조세의 공정성 회복 등에 대한 정책 대안 마련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 ‘공정성장론’의 기본 개념은 무엇인가.


“앞으로 닥쳐올 것으로 전망되는 40년간 장기불황의 타개책이다. 우리 경제에서 시장주의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시장 자체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MB정부에서 추진한 바 있는 낙수효과 정책(대기업 위주)은 허구이고 실패했다는 것이 사실로 판명됐다. 경제활성화 정책 이전에 공정한 시장질서 토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성장과 함께 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이미 지난 대선 때 안 대표는 ‘두 바퀴 경제론’을 강조했는데, 공정(질서)의 바퀴가 먼저 돌고 혁신(성장)의 바퀴가 이어지며 선순환 되는 경제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두 바퀴론을 더욱 발전시켜 만든 게 ‘공정성장론’이다.”


- 김종인 대표가 최근 ‘공정성장론’은 착취적 성장론에 불과하고 시장 정의에 대해서만 정리한 용어일 뿐, 안 대표가 경제에 대해 뭘 아느냐는 식의 비난을 했다.(김 대표는 과거 안 대표의 경제 멘토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미 기업가로서 크게 성공한 분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경제적 소양은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 또 김 대표가 최근 언론과 대화에서 안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난한 것은 아마도 ‘공정성장론’의 실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나온 것 같다. 시장 질서를 중시하면서도 그 과정에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정책들이 포함돼 있는 혁신적인 경제정책이다. 아울러 안 대표의 학습능력은 지난 대선 이후부터 곁에서 지켜본 결과 매우 탁월하다. 그간 경제공부도 많이 했고 전문가들의 도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정성장론’은 이런 과정을 거쳐 오랜 기간 다듬어져 온 것이다.”


- ‘공정성장론’이 구체화된 정책은 준비돼 있나.


“11일 공정경제 TF 발족과 함께 발표된 ‘공정성장 3법’이 1차로 내놓은 것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공정성장을 이루는 관련 정책들을 만들며 다듬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핵심공약들로 점차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러한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보다 더 많은 좋은 분들이 국민의당에 합류해서 함께 개혁정당으로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 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선전하려면 지난 대선 때처럼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우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도 크다. 결국 총선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쟁에 치중하기보다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책정당으로서 중심을 잡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voreo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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