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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이제는 ‘히든 카드’를 뽑아들어야 할 때다. 올시즌 FA컵 우승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2016 FA컵 결승 2차전에서는 수원 삼성과 서울이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다. 없는 전력이라도 쥐어짜야 하는 마지막 승부다. 지난 27일 열린 결승 1차전에서 양 팀이 명승부를 펼쳤다. 수원 삼성이 2-1 승리를 따냈지만 1차전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다음달 3일 오후 1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되는 FA컵 결승 2차전에서는 1차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두 공격수의 활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팀은 1차전에서 꺼내지 않았던 카드가 있다. 수원 삼성 산토스와 서울 박주영은 1차전에서 그라운드에 등장하지 않았다. 두 공격수는 팀 전력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자원들이다.
먼저 검증받은 용병 공격수인 산토스는 2014시즌부터 3년 연속 클래식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올시즌에도 팀 내 최다득점인 12골을 기록했다. 산토스는 지난 9월 중순 이후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출전 경기에서는 모두 후반에 교체 투입되고 있다. 조커로 활용되고 있는 이유는 경기력이나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팀 전술에 따른 조치로 볼 수 있다. 수원 삼성은 지난 9월부터 기존 활용했던 포백 전술을 접어두고 3-4-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했다. 스리백 시스템은 중원에 비중을 늘리는 특징이 있지만 산토스의 주 포지션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나 셰도 스트라이커는 영향력이 줄어든다. 최전방의 삼각편대에는 조나탄 염기훈 권창훈(이상호) 등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주로 원톱을 지원하는 산토스의 역할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산토스는 1차전에 결장했지만 전반 조나탄의 선제골이 터지자 벤치를 박차고 나와 마네킹 세리머니를 함께 펼치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수원 삼성이 2차전에서도 스리백을 가동한다면 산토스는 후반에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1차전에서 패한 서울은 2차전에서 역전극을 노려야한다. 하지만 원톱 자원인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2차전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1차전 직후 “2차전에 공격라인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이 회복하는 것을 보면서 공격진 구성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2차전 서울 공격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박주영이다. FA컵 결승을 앞두고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한 박주영은 보호차원에서 1차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차전에서는 공격진의 공백이 있는 만큼 박주영 카드를 결국 꺼낼 들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한 만큼 2차전에서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은 그동안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6일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슈퍼매치를 넘어 슈퍼파이널로 불리는 마지막 맞대결에서 히든 카드들이 승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눈길이 쏠린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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