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WBC 이대호, 요미우리전 환호 속에 대타 투입...그러나?
WBC 대표팀의 이대호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8회 대타로 투입돼 초구를 노려친 타구가 파울이 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나하(오키나와)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빅보이’ 이대호(롯데)의 인기는 오키나와에서도 뜨거웠다.

이대호는 19일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함께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위치한 셀룰라스타디움을 찾았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요미우리와 첫 번째 연습경기라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과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대호가 더그아웃에 나타나자 요미우리를 지켜보던 일본 취재진들의 시선이 몰렸다.

소프트뱅크에서 일본시리즈 MVP에 오른데다 교류전 왕자로 불리던 이대호는 일본 대표팀도 경계 1호로 손꼽는다. 일본 취재진들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 중 이대호가 가장 유명하고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 않나. KBO리그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메이저리그에 머물렀더라도 분명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관중석에는 지난해 뛰었던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보였다. 이대호가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오자 “대호사마”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동료들과 함께 정상 훈련을 소화한 이대호는 퍼시픽리그에서 함께 뛴 옛 동료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등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SS포토] 김인식 WBC 감독, 이대호 삼진에 표정이...?
WBC 대표팀의 이대호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8회 대타로 투입되어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에 들어오며 김인식 감독의 옆을 스치고 있다. 나하(오키나와)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는 한 타석만 들여보낼 생각이다. 주자가 있는 상황이 될지는 경기 흐름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시차적응 등을 고려한 일종의 배려였는데 분위기는 ‘히든카드’로 클러치 상황에 믿고 내보낼 강력한 오른손 대타 느낌이 났다. 김 감독은 “선발 1루수로 나가는 김태균은 두 타석이나 세 타석 정도 들어간 뒤 오재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대호는 지명타자 자리에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다른 야수들에게도 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줘야하기 때문에 포지션 플레이어 타석 때 교체하기 어렵다는 의미였다.

이대호도 지명타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절친’이자 포지션이 겹치는 김태균과 보이지 않는 눈치 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김태균이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 그는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1루수로 출전했던 최고의 야수다. 국가대표 품격에 걸맞게 당연히 주전 1루수는 이대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팀에 합류한 뒤에도 “대호가 1루수로 출전해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1루 수비도 나보다 낫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대호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1루는 (김)태균이를 적극 추천한다. 수비 부담을 받으면 공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는 이제 수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받아쳤다. 서로 지명타자로 뛰고 싶다는, 야수 최선참 다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둘 다 “친구끼리 의기투합해 어떤 포지션이나 타순에 들어가든 문제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수비는 둘 다 비슷하다. 기동력을 살려야하기 때문에 발 빠른 선수 순으로 중심타선을 꾸릴까 고민 중이다. 코치들은 최형우가 제일 빠르고 박석민 김태균 순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김)태균이가 빠르다고 하면 (이)대호가 화낼지도 모른다”며 껄껄 웃었다. 그만큼 믿는 선수들이라는 의미다.

[SS포토] WBC 이대호, 요미우리전 삼구삼진...의 아쉬움!
WBC 대표팀의 이대호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8회 대타 투입돼 삼구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나하(오키나와)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첫 번째 연습경기는 이대호의 바람대로 됐다. 0-3으로 뒤진 8회초 2사 2루에서 지명타자 타순에 이대호가 대타로 등장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 대표팀의 5번타자 대타 이대호”라고 외치자 관중석 곳곳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1루측 관중석에 앉은 팬들은 “이대호 홈런”을 연호했고 3루쪽에서 “대호님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대호는 좌완 도네 치아키를 상대로 파울 한 개를 걷어냈지만 스탠딩 삼진으로 돌아섰다.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봐야 한다”던 경기 전 말을 실천(?)한 이대호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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