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 인턴기자]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가 1주년을 맞이했다.


'한끼줍쇼'는 지난해 10월 19일에 첫 방송이 전파를 탔고, 어느덧 JTBC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하고 평균 시청률도 4~5%대를 꾸준하게 유지하며 수요일 밤을 훈훈하게 채우는 중이다. 하지만 그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첫 회는 망원동에서 게스트 없이 이경규와 강호동 두 명의 MC가 한 끼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했다. 당시 두 사람은 골목을 누비다가 점집을 발견하고,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단호하게 "망한다"였다. 점괘는 점괘일 뿐이었지만, 이경규와 강호동은 찜찜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한 끼를 나누는 도전까지 실패했다.


그리고 회를 거듭하며 본격적으로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화제성을 몰기 시작하면서 "민폐 프로그램이다", "사생활 침해다"등의 논란이 불을 지폈다. 집 주변을 모자이크 하지 않아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점과 모르는 이들의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 것에서 불편함을 느낀 시각에서다. 제작진은 이를 의식한 후 집 주변을 모자이크를 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히 잔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끼줍쇼'가 사랑받은 이유는 친화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경규와 강호동, 이른바 규동 MC들은 동네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다. 마치 구면인 것처럼. 특히 강호동은 아이들만 보면 더욱 친근함을 과시했다. "아저씨 알아?", "어디 가는 길이야?"라고 잇달아 질문하는 탓에 이경규는 "또 저런다"라고 말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초인종을 누를 때는 최대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며 경계심을 녹인다. 그리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있는 반찬만 먹으면 된다"며 웃는다.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하시면 안 되니 편하게 생각하시라"고 말하며 최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분위기로 소통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특유의 친화력으로 숟가락 하나만 들고 낯선 이에게 한 끼를 부탁하는 다소 어려운 미션을 소화해나갔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집 안으로 들어가서도 처음 마주한 이들과 서먹하지 않도록 미소를 짓고 질문을 건네는 등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밝게 승화시킨다. 그리고 한 끼를 나누며 낯선 사람이 털어놓는 일상의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경청한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우리네 삶과 비슷하다는 공감도 이끌어낸다. 마지막으로 설거지까지 마치고 문 밖을 나설 땐, 정을 나눈 식구가 되어 작별 인사를 나눈다.


물론 지금도 일부 시청자들은 '한끼줍쇼'에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을 달려온 그 길에는 친화력의 온도가 더 높았다. 결국 이것이 시청자들의 경계심을 녹였고 빛을 발했다. 앞으로도 '한끼줍쇼'가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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