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경주3
최근 벨로드롬에는 선행형 선수들이 마크, 추입 같은 변칙 작전을 구사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경륜 경주에서 경주의 시작 또는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는 선행형 선수들이 최근 무섭게 변신을 꾀하고 있어 경륜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행형’은 상대를 활용하는 작전 없이 한 바퀴 이상 자력으로 승부하는 선수들을 말한다. 대체로 순발력에 비해 지구력에 자신 있는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다. 경륜 경주에서는 선두원 퇴피 후 거침없이 선두를 달리던 선수가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는 자전거가 나가며 발생되는 공기 저항(풍압)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두에서 달리는 선수는 후미를 마크하는 선수에 비해 약 30% 가량 힘을 더 소모한다. 따라서 선행형 선수들은 그만큼 많은 체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이 요구된다.

하지만 최근 선행형 선수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 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줄 알고 자리를 내줬더니 돌연 마크, 추입 같은 변칙 작전으로 돌아서기도 하고 교묘하게 뒷 선수를 외선으로 병주시켜 바깥쪽으로 선회주행 하도록 견제도 하기 때문이다.

우수급 장보규(1기)는 선행맨의 원조다. 하지만 최근 선행만 나섰다하면 4∼5착으로 밀려나는 부진을 겪자 특단의 조치로 선행이 아닌 짧은 승부를 선택했다. 지난 광명 23회 토요일 9경주에서는 인기 순위 1위였던 김지광 선수의 선행을 유도해 결국 김지광의 후미를 마크하는데 성공했고 직선에서 추입력까지 발휘하면서 오랜만에 우승을 맛봤다. 2018년 상반기 선행만을 고집했지만 최근에는 추입승부를 종종 구사했고 3차례 입상하는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최근 선발급 선행형 강자로 급부상한 설영석(19기)도 마찬가지다. 설영석은 지난해 총 55경기에서는 선행 입상이 20회, 젖히기 3회, 추입, 마크 승부는 각각 2회였다. 그랬던 그가 2018년 전법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며 다양한 훈련을 하다 보니 완급조절능력 및 후위 견제력까지 향상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시즌 30경주(6월 24일 기준) 출전해 추입 5회, 젖히기 4회, 선행 8회 등 다양한 전법으로 입상했고 연대율도 50%로 부쩍 높아졌다. 승률은 무려 30%까지 올랐다. 기존 선행맨으로 각광 받고 있었던 황영근, 서한글, 김학철, 김원호 등도 최근에는 선행일변도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는 짧은 승부로 입상을 노리고 있다.

경륜 전문가들은 “선행형 선수들이 전법에 변화를 가져가고 있는 만큼 무조건 선행에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특히 활용할 상대가 있는 편성에서는 짧은 승부도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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