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 10번홀  그린 갤러리 인사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가족이 먼저다. 우선은 코리안투어에 전념하겠다!”

막판 대 역전극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최고 영예인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한 이형준(26·웰컴저축은행)이 고심끝에 손에 쥔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포기했다. 대신 그는 “KPGA 코리안투어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국내 통산 4승의 이형준은 이번 시즌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2회와 3위 3회 등 TOP 10에 6차례나 이름을 올리는 등 출전한 17개 대회에서 모두 컷통과하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제네시스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시즌 막판 빼어난 성적으로 앞서가던 박상현을 따돌리고 생애 첫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며서 그는 2019년도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비롯해 KPGA 코리안투어의 5년 시드와 함께 보너스 상금 1억원 그리고 제네시스 차량 1대를 부상으로 받게 됐다. 하지만 그는 누구나 부러워하던 유럽 진출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더니 결국 다음 시즌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대신 KPGA 코리안투어에 전념하겠다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 결혼한 지 얼마 안되고 아들도 태어나면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형준은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이라는 큰 선물을 손에 쥐었지만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었다. 바로 가족이다. 올해 결혼도 했고 얼마 전 아들도 태어나 가장이 된 만큼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아들이 어려서 가족과 함께 해외에서 투어 생활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남편으로서 또한 아빠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군 문제도 결정적 이유가 됐다. 그는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않아 장기간 해외에서 체류할 수 없다. 시즌 중간에 국내로 돌아왔다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벌어질 수도 있고 몇 개 대회는 참가조차 못할 것이다. 이런 부분을 감수해야 하는 나보다는 아무 문제 없이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선수가 유럽에 도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형준의 유러피언투어 출전권 포기로 혜택은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 2위인 박효원(31·박승철헤어스투디오)에게 돌아갔다. 이형준 대신 유럽 무대를 밟게 된 박효원은 “어린 시절부터 유러피언투어에서 활동하는 것이 꿈이었다. 기회를 양보해 준 이형준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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