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양의지, 땀이 마구 흘러요
두산 양의지가 31일 잠실 LG전 수비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2018. 7. 31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안방마님’이 필요한 롯데가 대형 프리에이전트(FA) 포수 양의지 영입에 소극적이다. 롯데 양상문 신임 감독은 포수 보강 문제에 대해 ‘양의지’ 대신 ‘육성’을 언급했다. 외부 보강 없이 롯데는 포수 육성에 성공할까.

양 감독은 지난 26일 취임식에서 “단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양의지 영입보다 젊은 선수들을 만들어가야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마무리캠프에 데려간 4명의 포수들의 능력을 지켜볼 생각이다. 그 선수들이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밖에서 보기에 부족할 수도 있지만 다른 부분을 강화시켜 내년 시즌 허점이 없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젊은 포수들을 육성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포수는 안중열(23), 김준태(24), 나종덕(20), 정보근(19)이다.

안중열은 부상에서 회복된 시즌 중반부터 1군에 합류해 60경기를 뛰며 타율 0.247, 4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주전 포수 역할을 소화했다. 기대를 모았던 나종덕은 106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124에 그쳤다. 2017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을 정도의 유망주였지만 적지 않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아직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준태는 입대 전인 2016년 강민호(삼성)의 백업 역할을 하며 68경기에서 타율 0.275으로 공수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시즌 재활에만 매달린 그는 내년 주전경쟁에 뛰어든다. 정보근은 아직 1군 데뷔를 치르지 않은 2018년 신인으로 올해 퓨처스리그(2군) 12경기에서 타율 0.227에 그쳤다.

양 감독은 “팀이 강해지기 위해선 강한 포수가 있어야 한다. 포수가 강해야 투수도 강해진다는 게 야구계 속설이다. 하지만 반대로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들 수도 있다. 포수를 강화하는것보다 우리 투수진의 능력을 높인다면 부족한 부분이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 공격적인 부분 역시 포수가 맡아야 할 역할을 나머지 8명이 분담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 마운드 사정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롯데 마운드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박세웅(23)과 김원중(25), 박진형(24), 윤성빈(19), 구승민(28) 등이 팀 주축으로 커가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이들이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좋은 포수를 만들기 어렵다. 좋은 포수의 지원을 받아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야할 판국인데 포수까지 육성을 논하고 있는 게 롯데의 현실이다.

안중열은 올시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준태도 입대 전 보여준 모습이라면 기대를 걸만 하다. 육성 기조 속에 주전 포수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롯데가 당장 성적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대호와 채태인(이상 36) 등 야수 주축들도 갈수록 나이를 먹고 있다. 롯데의 현재 눈높이가 현재의 가시적 성적보다 탄탄한 미래라면 포수 육성이 맞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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