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
부천 KEB하나은행 외국인선수 샤이엔 파커(왼쪽)가 1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청주 국민은행전에서 박지수를 앞에 두고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 | WKBL

[부천=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까 기다려야죠.”

부천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은 팀 창단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변수가 많지만 이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감독은 1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아산 우리은행과 홈 경기를 앞두고 “젊은 패기로 우리은행 언니들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은행전 때처럼 서로를 믿고 적극성을 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부천에서 맞붙은 청주 국민은행전에서는 샤이엔 파커가 혼자 30점을 몰아치는 등 박지수가 버티는 상대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국민은행을 쓰러뜨리자 선수단 전체에 강한 자신감이 흘렀다. 불과 이틀 뒤 치른 14일 OK저축은행전에서는 3점슛 13개를 폭발하며 완승을 거뒀다. 강이슬이 3점슛 5방을 꽂아 넣는 등 27점으로 펄펄 날았다. 연승과정에 내외곽의 조화가 절묘하게 이뤄졌다.

강이슬
부천 KEB하나은행 강이슬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WKBL

이 감독은 “서수빈과 이수연 등 식스맨으로도 뛸 시간이 많지 않았던 친구들이 코트에 들어가서 활력을 불어 넣었다. 자연스럽게 팀 내 경쟁효과가 발생해 김예진이나 신지현, 김이슬 등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건강한 경쟁은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이 감독은 “선수 기용폭에 변화가 생겨 수비 패턴을 바꿨다. 도움수비를 줄이면서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패턴을 시도해봤는데 예상보다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커와 강이슬이 돌아가며 활약한 덕분에 2연승했다. 우리은행전에서는 둘 다 폭발했으면 좋겠다. 임영희 김정은 박혜진 등 언니들과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강조는 했지만 어떨지 모르겠다”며 기대와 우려가 섞인 표정을 지었다.

KEB하나은행은 전반을 27-33으로 뒤졌다. 실책이 더러 나왔지만 우리은행 베테랑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성공했다. 당장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더라도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엿보였다. 강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경험을 토대로 커지는 자신감이 경기력에 직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차분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KEB하나은행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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