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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 양종민.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반전을 향한 굵직한 발자국을 찍었다. 방출됐던 내야수 양종민(29)이 새 팀에서 개막전 선발출장을 앞두고 있다. LG 유니폼을 입고 주전 3루수 도약을 바라보며 스프링캠프를 치른 그가 1차 목표인 1군 엔트리 진입을 이뤘다.

LG 류중일 감독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민성이 2군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양종민으로 2019시즌 개막을 맞이한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김민성은 아무래도 겨울 동안 혼자 훈련해서 그런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군에 합류했고 2군에서 훈련과 실전을 병행하며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앞으로 2주 정도 지나면 1군에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양종민이 개막전 3루수다. 캠프에서 준비도 열심히 했고 시범경기서도 모습이 좋았다. 나중에 민성이가 돌아오더라도 멀티가 되니까 1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민성이도 시즌 전체를 소화할 수는 없으니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3루수로 종민이가 선발 출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양종민이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활약하는 게 김민성에게 여유를 준 원인으로 볼 수 있나?”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날 나오는 야수진이 개막전 라인업이라고 보면 된다. 개막전 엔트리는 거의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양종민을 7번 타자 3루수로 라인업에 넣었다.

양종민은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소속팀이 없었다. 2018시즌이 끝나고 두산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으며 스스로도 미래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출전을 바라보고 있다. 스프링캠프 평가전부터 시범경기까지 함께 3루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동료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양종민은 19일 수원 KT전 이전까지 시범경기 타율 0.308을 기록했다. 그는 이날 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지난해 12월까지 어디서 뛰게 될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저런 얘기는 들었는데 정작 전화가 오지 않더라”며 “1월초에 LG로부터 영입을 희망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 받고 너무 기쁘고 정신이 없어서 누가 전화했는지도 묻지 못했다. 그저 잠실구장에서 보자는 얘기만 듣고 정말 기뻤다”고 쑥쓰럽게 웃었다.

벼랑 끝에서 올라온 만큼 부지런히 겨울을 보냈다. 양종민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순발력과 지구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서 개인훈련을 했다. 두산 시절 체격이 커지면서 남들보다 순발력에서 떨어진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면서 “캠프에선 (김)재율이형, (장)시윤이와 함께 훈련 많이 했다. 코치님들도 우리 셋 중에 한 명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까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켜주신 것 같다”고 주전 3루수를 응시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희망이 마냥 열려있지는 않았다. 캠프 막바지 LG는 극적으로 김먼성을 영입하며 야수진 최대약점을 메웠다. 팀 전체로 봤을 때는 더할나위 없는 호재지만 양종민, 김재율, 장시윤에게는 악재일지도 모른다. LG 유지현 수석코치는 캠프 막바지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묘하다. 열정적으로 훈련했던 선수들이 민성이가 온다는 게 확정되자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다. 시윤이와 재율이 모두 아파서 2군으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종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나는 어느 자리에 있든 경쟁해야 하는 선수다. 민성이형이 와도 경쟁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3루가 아닌 다른 포지션도 나갈 수 있게 준비 잘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입단 11년차 만에 이룬 개막전 선발출장이지만 거창한 목표보다는 소속팀이 원하는 구실을 완벽히 해낼 것을 강조했다. 양종민은 “캠프 기간 박용택 선배님, (김)현수 형에게 좋은 조언을 많이 들었다. 예전부터 오고 싶었던 팀에 왔다. 이제는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마다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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