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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출신 아버지 둔 KLPGA 스타 조윤지(왼쪽)와 이수진이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열린 삼천리스포츠단 출정식을 마친 뒤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삼천리스포츠단 소속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누비는 조윤지(28), 이수진(23)은 나란히 프로야구 선수 출신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남다른 운동 DNA를 물려받은 이들은 투어 생활을 하면서 기술, 정신적으로 아버지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골프와 야구 스윙은 메커니즘이 매우 유사하다. ‘골프광’인 마해영 KBO 기술위원은 “두 종목 스윙 메커니즘이 80~90% 비슷하다”면서 “야구는 앞발 앞에서 치고 골프는 앞발 뒤에서 치지만 원리는 거의 같다. 기본자세나 회전, 공을 주시하는 것 뿐 아니라 거리를 내려고 힘을 주면 잘 맞지 않고 체중 이동을 잘해야만 좋은 장면이 나온다는 점 등에서 상당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열린 새 시즌 KLPGA 삼천리 스포츠단 출정식에 참석한 조윤지와 이수진도 “확실히 아버지께 물려받은 게 크다”고 입을 모으며 웃었다.

조윤지는 삼성 감독대행을 지낸 조창수 씨와 여자 배구 국가대표 출신 조혜정 씨의 딸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정규투어 3승으로 2015년 E1 채리티 오픈에서 8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면서 ‘버디 사냥꾼’ 애칭을 안았다. 그는 지난해 삼천리에 입단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하는 등 꾸준한 기량을 뽐냈다. 그는 올 겨울 뉴질랜드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전체적인 자세와 스윙 자체를 교정했다. “최근 2년 정도 샷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고 입을 연 그는 “지난해 말부터 기술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운동선수 출신인 부모님께서 쿨하게 이겨내라고 격려해주셔서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육의 움직임 면에서 골프 스윙이 야구와 비슷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버지를 따라 실제 야구 스윙을 하면서 감각을 찾기도 한다”고 했다. 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가 점프 훈련도 한다. 골프 스윙 임팩트 느낌과 비슷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배구 선수 출신인)어머니께 점프를 잘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고 웃었다.

조윤희
조윤지가 지난 2003년 골프 선수로 활약한 언니 조윤희(왼쪽 두번째)와 아버지 조창수(왼쪽) 어머니 조혜정 씨와 코리아CC에서 찍은 사진. 최승섭기자

조창수
과거 삼성 지도자 시절 조창수 씨의 모습. 스포츠서울 DB

이수진의 아버지는 KIA 전신인 해태 외야수 출신 이종택 씨다. 그는 “어릴 때 확실히 남보다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편이었다. 아버지 DNA가 작용한 면이 없이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KLPGA 드림투어 최종 상금 순위 5위로 올해 정규투어 시드를 확정한 그는 삼천리에서 새 출발한다. 드라이브샷이 장점인 그는 동계훈련 내내 방향성과 정확도를 높이는데 매진했다. 이수진은 “드림투어 시드전을 이맘때 했다. 그때 마음졸인 기억이 생생하다. 추위를 많이 타서 이 시기에 잘 치지 못했는데 성적이 안 나올 때마다 ‘그만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때마다 운동한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멘탈적으로 한층 성숙해졌다고 한다. 그는 “올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 특히 모든 신인들이 꿈꾸는 신인왕을 꼭 해내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종택
이수진의 아버지인 이종택씨 과거 해태 시절 모습. 스포츠서울 DB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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