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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실사단이 지난해 5월21일 고양종합운동장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현실론과 집중론, 두 개가 모두 반영된 선택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줄기차게 추진했던 2023년 아시안컵 유치를 포기했다. 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발송, 2023년 아시안컵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아울러 대회 개최를 신청한 국내 지방자치단체에도 모두 공문을 보내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협회는 수원과 고양, 화성, 천안, 전주, 광주, 부산, 제주 등 8개 도시를 유치 도시로 낙점하는 등 지난 1960년 이후 63년 만에 아시아 최고 권위 대륙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내달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AFC 총회를 불과 20일 앞두고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전한진 협회 사무총장은 “2023년 아시안컵과 여자월드컵의 개최 일정이 겹쳐 선택이 필요한 시기였다”며 “국제 축구계 동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여자월드컵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안컵 유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전 총장은 이어 “여자월드컵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과 정부에서도 남·북 공동개최가 실현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 총장의 설명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아시안컵은 2011년부터 매년 1월에 열렸으나 2023년은 한국과 중국이 경쟁하기 때문에 여름에 치러진다. 여자월드컵 역시 6월 개최가 원칙이다. 두 대회가 엇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월드컵 유치가 보다 경쟁력을 갖췄다고 협회는 판단하고 있다. 아시안컵 개최지는 AFC 회원국 47개국 투표로 결정되는데 협회는 이미 지난 달 정몽규 회장이 출마했다가 연거푸 낙선한 FIFA 평의회위원 및 AFC 부회장 선거를 통해 ‘표심’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지난 2004년 대회 이후 19년 만에 이 대회를 재유치하는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여자월드컵은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남·북 공동개최를 지지하고 있고 각 대륙 평의회의원이 표를 던지기 때문에 승산도 아시안컵보다 더 크다. 지난 달 마감 결과 FIFA는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와 호주,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일본, 뉴질랜드, 남아공 등 9개국이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추후 공동개최 가능성을 신청서에 기입했다. 일본, 호주 등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 다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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