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그룹 소녀주의보 샛별, 구슬(이상 18)은 원피스 차림으로 밝게 들어선 반면, 자세는 어딘가 굳어 있었다. 냉수로 목을 축이고 안부 인사가 오간 후에야 청량한 공기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2001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긴장감이 사라지니 여느 10대 고등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해사한 에너지를 뿜으며 말을 이어갔다. 때묻지 않은 흰 도화지에 뭉툭하게 깎인 연필로, 서툴지만 정성껏 스케치해 나가는 듯 조곤조곤한 말투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최근 시즌2 방송을 시작한 웹드라마 '통통한 연애'에서 샛별은 외모와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모태 통통' 여고생 공수린, 구슬은 메이크업에 관심 많은 공수린의 절친 임구슬로 출연 중이다. 연기 도전은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처음. 연기도 처음인데다 주연을 맡은 샛별은 부담감도 더 컸다. 하지만 때묻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가 호평받으며 '통통한 연애'는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공개된 시즌1은 6부작이었는데도 누적 조회수 1600만 뷰를 돌파하며 소위 대박을 쳤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5일 '통통한 연애-시즌2'로 귀환했다. 10부작으로 확대된 시즌2에는 고유미(신세휘 분), 연주혁(라운 분), 정선호(김철민 분), 공주이(김예론 분)가 새롭게 합류하며 시즌1보다 몸집을 키웠다.


'통통한 연애'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를 리얼하게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 십대들에게도 퍼진 성형과 다이어트 열풍을 꼬집으며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당연하지만 잊고살았던 명제를 환기시킨다.


메시지는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사랑과 우정 등 또래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미돼 재미를 더한다. 각 인물들은 서로의 외모를 지적하며 상처도 받지만, 이는 자신을 찾는 과정이 되기도 했다.


시즌1 말미, 공수린은 임구슬이 코 성형을 권유하자 "숨 쉬는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 내 모습도 좋아"라고 답한다. 외모를 지적하는 친구들의 말에 속앓이를 해왔던 수린의 반격. 일련의 고민 끝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은 수린의 일침이었다.


샛별은 "시즌1이 외모지상주의에 중심을 뒀다면, 시즌 2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돌아온 만큼 진로, 우정 등 현실적인 고민들을 더 많이 담았다. 기대해달라"라고 전했다.


시즌2 1화에서는 삼삼오오 같은 반이 된 다른 친구들과 달리, 혼자 다른 반이 된 임구슬의 '맴찢' 모습이 그려졌다. 구슬은 새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자신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거냐고 물으니, 구슬은 "혼자 잘 노는 편이다. 천천히 사귀면 될 것 같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슬이 고충을 토로하고 우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공감이 잘 안 돼 촬영할 때 힘들었다. 저라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지 않을까 싶다. 임구슬에게 욕하는 친구도 나오는데, 실제 저라면 똑같이 욕했을 거다(웃음)"라고 털어놨다.


극중 캐릭터와 실제 샛별, 구슬의 성격은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를까. 샛별은 "저도 공수린처럼 생각이 많은 편이다. 다른 점은 수린은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만, 저는 그러지 못하는 편이라 연기할 때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샛별의 말을 경청하던 구슬은 갑자기 "생각이 없는 편 같은데"라며 웃음을 빵 터뜨렸다. 샛별에게까지 미소가 번지며 둘은 금세 까르르 폭소했다.


구슬은 "평소에 질문을 하고 답을 하라고 하면 (샛별이) 잘 안 하는 편이다. 정 아니다 싶으면 얘기하긴 하는데, 웬만하면 다 좋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구슬은 "실제 임구슬은 활발하고 할 말도 다 하는 편이다. 이런 점이 저와 겹친다고 생각한다"며 교집합을 꼽다가, 다른 점으로 "저는 메이크업은 잘 못한다"라며 웃어보였다. 임구슬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고 있는 뷰티 유튜버로 나온다. 촬영을 위해 메이크업을 연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저는 또래들에 비해 메이크업에 관심을 늦게 가졌다. 화장을 못하는 날엔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는 친구도 있었다. 쌍꺼풀 수술하는 것도 많이 봤다. 전 외모에 자신 있었던 건 전혀 아니고, 치장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러진 않았다. 꾸미기에 덜 신경 쓴다고 해서,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버무려 이야기를 더했다.


임구슬 캐릭터 탄생 비화도 들려줬다. 구슬은 "없던 캐릭터를 만들어 주신거라 더 애착이 갔다. 제작진이 제 열정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임구슬은 애초에 시나리오에 존재한 캐릭터가 아니었다는 것. 제작진은 구슬의 대본 리딩 실력과 끼를 호평해 임구슬 캐릭터를 추가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시즌2까지 이어졌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뿌리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온스타일 제공

영상ㅣ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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