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은 억울하다 “갑이 아닌데 웬 갑질”
김범석 쿠팡 대표1
쿠팡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7조84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4조7900억원) 60% 이상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총 거래액 10조원을 훌쩍 넘겨 11번가, G마켓을 꺾고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 대표. 제공 | 쿠팡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올해 총 거래액 10조원 돌파, 업계 1위를 코앞에 둔 쿠팡이 ‘갑질 프레임’에 발목이 잡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쿠팡은 올 상반기에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네 번의 신고를 당하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쿠팡은 “우리는 갑도 아닌데 어떻게 갑질을 할 수 있냐”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8일 시장조사기업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7조84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4조7900억원) 60% 이상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총 거래액 10조원을 훌쩍 넘겨 11번가, G마켓을 꺾고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추정된다. 누적 적자 3조원을 끌어안은 채 공격적으로 거래액을 늘려가는 쿠팡을 두고 시장 지배력이 강해졌다며 견제의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지난달 31일 쿠팡은 식품 포장 전문 회사 크린랲으로부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를 당했다. 쿠팡이 일방적으로 대리점과 4억5000만원 규모의 납품 거래를 중단하는 등 부당한 거래 거절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고객에 최저가를 제공하기 위해 가격 단가를 낮추기 위한 조정 과정이었지 불법은 아니다”라고 전면 반박했다.

이에 앞서 경쟁사 위메프와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LG생활건강도 쿠팡을 불공정 거래 명목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위메프는 협력업체의 판촉비 전가를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했고,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자신들과 관계를 맺고 있던 협력 업체를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은 반품 요구 거절에 따른 계약 중단을 이유로 들었다. 공정위는 사건의 전말을 조사 중이다.

신고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사항은 ‘쿠팡이 갑의 위치를 이용했다’는 것이었다. 반면 쿠팡은 “공정위에 신고된 거래 행위들에 불법은 없었다”며 “오히려 온라인 신생 유통업체라는 이유로 대형 유통사와 차별 당해왔다”고 토로했다. 또 “업체들이 우리에 갑질 프레임을 씌워 시장에서 배제시키려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쿠팡은 크린랲의 신고에 대해 “크린랲과 해오던 대리점 거래는 납품업자 수수료가 포함돼 가격이 높았다. 고객에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가격 단가를 낮추려 했고 그를 위해 크린랲 본사와 직접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크린랩은 대형 유통사와는 직접 거래하면서 쿠팡만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LG생건에 대해서도 “LG생건은 우리에게 대형 유통사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었다. 더 이상 바가지를 쓰고 싶지 않아서 거래를 중단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쿠팡은 또 “LG생건은 영업이익만 1조원이 넘는 대기업인데 우리가 그를 상대로 어떻게 갑질을 할 수 있냐”며 “쿠팡은 절대 갑의 위치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못박았다.

공정위 역사상 3개월간 한 업체가 집중적으로 신고를 당한 케이스는 매우 드문 일이다. 때문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않다. 2등에겐 1등이 악당이고 1등에겐 전부가 악당이라는 말이 있다. 쿠팡이 올해 이머커스 업계 1위로 등극한다면 대형 유통사들과 이커머스 기업들 모두의 악당(?)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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