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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호 단국대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감독부터 경기를 포기하면 안 되죠.”

올해 단국대를 상대하는 팀은 3~4점 차의 리드로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지난 27일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5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중앙대와의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경기 시작부터 수비가 무너지며 전반에만 3점을 허용했고, 후반 들어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거의 기울어졌던 승부를 후반 종료 약 15분 전부터 4골을 몰아치며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연장후반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승부차기까지 끌고가는 덴 실패했으나, 그들이 보여준 대반전극은 대학축구에서 회자될 만한 사건이었다.

이튿날 신연호 단국대 감독도 “솔직히 따라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사령탑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는 “예선부터 전승으로 결승전에 왔는데 방송까지 되는 경기에서 망신을 당할 순 없었다. 많은 점수 차로 뒤지고 있더라도 감독이 스스로 포기하면 선수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전반전이 끝나고 3점이나 차이가 나니 후반전에는 골만 넣자고 덤빌 수 있는 상황이었다. 라커룸에서 ‘우리의 균형을 잃지 말자’고 당부하며 팀의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2골째 들어간 후 시간을 보니 한 골만 더 넣으면 가능성이 있겠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시계를 한 달 전으로 돌려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지난달 17일 같은 장소에서 마친 제15회 1, 2학년 대학축구연맹전 결승에서도 호남대를 상대로 후반 3골을 몰아치며 3-3으로 승부차기까지 줄다리기를 했다. 이때도 결과는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올해는 유독 초반 실점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웃던 신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경기는 90분이다’는 메시지를 많이 주입한다. 초반 우리가 주도하든 밀리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의미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줬기에 그것도 가능했겠지만, 마지막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전날 중앙대와의 결승전에서 나온 오심에는 유독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신 감독은 “4심으로 이뤄지던 대학축구가 올해부턴 6심제를 도입했다. 당시 주심은 우리 수비수를 등지고 쫓아오고 있었기에 손에 맞았는지 판단할 수 없는 각도였다. 골대 옆에서 보던 부심은 코너킥을 이야기했다. 결국 연맹에서도 이를 오심이라고 인정하고 사과를 했지만, 우리가 결과를 바꿀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했는데 감독이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다”며 “아이들에게 ‘찝찝한 우승보다는 떳떳한 준우승이 낫다’고 이야기했다. 10월 전국체전이 다가오는 만큼 나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다. 거기서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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