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자리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후보자의 배우자를 검찰이 재판에 넘긴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 후보자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 유출 의혹'과 '수사개입 논란'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청와대와 검찰의 충돌 양상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은 범행의 일시와 장소, 방법 등을 특정할 수 있는 유죄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검찰이 고발인은 물론 피고발인 조사 한번 없이 기소하는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지만, 범죄의 일시와 장소·방법 등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확보되면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다만 검찰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공소시효 완료가 임박한 정 교수의 혐의를 기소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애초 후보자 인사 검증 과정에서 후보자와 가족의 비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 자체가 전례가 없는 일인 데다가,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기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와 부인이 완강하게 부인하는 사안일 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후보자 사퇴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주장하는 의혹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 유출'과 '수사 개입 논란'으로 청와대와 검찰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조 후보자 부인을 다급하게 기소하는 모양새까지 연출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정 교수의 기소를 두고 상당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청문회 당일이라는 예민한 시점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선택한 것은 공소시효를 넘길 경우 검찰 수사를 두고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논란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문서인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시점을 2012년 9월 7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문서위조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기 때문에 6일 자정까지는 법원에 공소장을 제출해야 기소가 가능하다.


공소시효를 넘겨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를 더 이상 형사처벌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야당 등 정치권은 물론 관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한 언론의 저항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의 이 같은 섣부른 조치가 도리어 검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재판에서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할 경우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사문서위조죄는 단순히 사문서를 위조한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조한 사문서를 행사할 목적이 입증돼야 범죄가 성립하는데, 당사자인 정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 없이 이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 교수가 실제 위조행위를 주도했거나 가담했다는 증거뿐만 아니라 자녀 입시 등에 활용할 목적을 갖고 표창장을 위조한 것이라는 점도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정 교수가 위조한 표창장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입증되면 '활용할 목적'도 간접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딸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부산대 의전원 외에 서울대 의전원과 환경대학원 입시에서는 활용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사할 목적'을 입증하기가 만만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윤석열 호' 검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남은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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