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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22)은 이번 설에도 쉬지 않는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최민정은 “크리스마스와 신년에도 훈련했다. 이번 설에도 집에 가지 않는다. 그게 더 마음이 편할거 같다. 명절엔 거의 훈련을 했다. 대신 가족에겐 평소에 잘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딱 한번 가족에게 투정한 기억을 되살렸다. “지난해 월드컵 1,2차 기록이 좋지 않았다. 집에 갔는데 엄마와 언니가 나를 위해 방을 예쁘게 꾸며 놓았다. 그런데 속마음과 달리 별로라며 투정부렸다”라고 회상했다.
최민정은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서 있다. 지난해 발목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최근 4대륙대회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5관왕으로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잠시 쉬어가도 되지만 최민정은 다음달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5,6차 월드컵 준비를 위한 훈련을 선택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아웃코스 추월과 폭발적인 순간 가속도는 그런 훈련의 결과물이다.
지난해 부상은 올해 그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켰다. 최민정은 “4대륙 대회에 출전하며 조금 불안했다. 그동안 훈련한 성과가 어떻게 나올지 불안했다. 생각했던거 보다 결과가 좋아 그동한 진행한 방식에 믿음을 가지게 됐다. 다치고 난 다음에 경각심도 생기고 한편으로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했다. 힘든 기간이었지만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담금질했다는 것.
세계정상을 유지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과연 어떻게 이겨낼까. 최민정은 “훈련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딱히 그럴 의도는 아닌데 그렇게 되더라”고 하며 소리없이 웃었다. 하고 싶고 해야하는 훈련이 있다면 그걸 실행해야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설명이다.
다른 해소법은 없냐고 몇 번을 물어보니 그제야 “문화생활도 한다”라며 평범한 일상을 전했다. 그는 “강아지와 놀고 친구도 만난다. 음악은 크게 가리진 않는데 시끄러운 음악을 빼고 즐겨 듣는다. 영화는 어벤저스 시리즈를 좋아한다. 책은 자기계발서를 읽거나 소설을 본다. 소설은 추리와 로맨스 쪽을 좋아한다”라고 했다. 로맨스는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찾는건 어떠냐고 했더니 “책으로 충분하다”라며 방싯했다.
최민정은 농구와 축구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려 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나 친구들이 “너는 스케이트 하길 잘했다고 구박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쇼트트랙 여제와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모습이다. 최민정이 세계최강을 유지하는 노하우는 기술적인 면과 함께 멘털이다. 한계를 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훈련한다. 친구들과의 공놀이는 한계를 넘어려는 그런 마음이 없었을 뿐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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