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행사장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행사장 전경.  이선율기자 melod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MWC)에 참가하는 주요 기업들 중 일부가 속속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MWC는 매년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로 국내에서는 매년 SK텔레콤, KT,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등 기업들이 참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LG전자와 SK텔레콤 등이 이달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MWC 행사 참여를 취소했다.

LG전자는 임직원과 고객 안전을 이유로 MWC2020 전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사전에 약속한 미팅 등은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MWC2020에서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V60 씽큐와 G9 씽큐 등을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MWC에서는 공개를 미루면서 잠정 연기됐다. 신제품은 신종 코로나 확산 동향을 살핀 뒤 추후 별도의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대형 행사를 취소하고 필수 인력만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WC 2020 출장 기자단 운영 취소와 함께 미디어 간담회와 부스규모, 인력 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SK텔레콤은 지난해 세계 첫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올해에도 5G에 대한 미래 비전을 소개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박정호 대표이사 주재의 기자간담회도 준비했으나 모든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SK텔레콤 측은 전시 인력과 관련해 현재 내부 논의 중이며 당초 계획돼 있던 해외 기업과의 미팅 등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ZTE도 MWC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ZTE는 “우리는 매우 예의바른 회사가 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IT 매체 더 버지는 ZTE의 MWC 불참과 관련해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에 대한 혐오가 높아지는 것도 부분적으로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요 ICT기업들의 MWC행사 불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폐렴)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MWC 핵심 전시관인 ‘피라 그란비아’의 상당 부분을 중국기업인 화웨이, 샤오미, ZTE 등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데다 행사 특성상 실내에서 최신 IT 단말기 등을 직접 만져보고 시연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또한 개최국은 스페인이지만 행사의 최대 스폰서 기업은 중국의 화웨이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이번 MWC에 참가하는 중국기업은 화웨이, 오포, 비보, 레노버, 샤오미 등이 있다. MWC 행사에는 중국 현지 기업 관계자와 언론인 등 매년 3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방문하며 지난해에는 전세계 참관객 약 11만명 중 중국인 비중이 무려 27%였다.

주최 측인 GSMA는 이번 우한폐렴의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GSMA는 앞서 전세계 참여 기업과 참관객으로부터 강행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치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성명서를 내고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취소 사태 등 영향은 없다”면서 “신종 코로나가 끼칠 잠재적인 영향 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며 전시회 기간 동안 현장에서 추가적인 의료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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