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M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자 결국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MWC 2020’이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출처 | MWC 홈페이지 화면 캡처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끝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항복했다.

MWC의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존 호프먼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행사 취소 결정을 밝혔다. 존 호프먼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에 따른 여행 문제와 기타 상황에 대해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위해 GSMA는 MWC 바르셀로나 2020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행사 최소 사유를 설명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도 MWC 행사는 취소 없이 강행될 예정이었다. GSMA는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서 “MWC에 미칠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자 지난 4일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후 지난 5일(현지시간) LG전자와 ZTE가 전시회 참가 취소를 밝혔고 지난 7일(현지시간) 에릭슨이 행사 불참을 선언하자 주최측인 GSMA는 “신종 코로나가 행사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MWC는 모든 장소에서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다시 입장을 밝혔다.

행사를 강행하기 위한 GSMA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사 직원들과 관람객들의 안전을 염려한 기업들의 이탈이 줄을 이었다. 에릭슨이 행사 불참을 선언한 날 엔비디아도 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에릭슨은 올해 본격적으로 5G 상용화가 확대되는 만큼 MWC에서 5G 핵심기술과 장비들을 전시할 계획이었고 엔비디아 역시 모바일 음성인식, 자율주행 관련 GPU 기반 AI 등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LG전자 역시 MWC에서 전략 스마트폰인 V60과 G9을 공개하려 했지만 추후 별도의 신제품 공개행사를 갖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이 되자 아마존웹서비스(AWS), 소니, NTT도코모도 모두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 세계적인 모바일·통신 박람회지만 MWC 박람회의 흥행을 좌우할 글로벌 업체들의 잇단 참여 불참에 결국 GSMA도 더 이상 행사를 강행할 수 없게 됐다.

만약 행사를 강행하더라도 남는 업체들은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대부분인 상태라 관람객이 그 어느 때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MWC 2020의 행사 취소로 인해 바르셀로나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MWC는 박람회 기간 중 200여 국가에서 10만명 이상 관람객이 방문하는 초대형 박람회다. 따라서 바르셀로나 경제에 끼치는 효과가 무척 크다. 해외 IT 매체 디지털트렌드(Digital Trend)는 “MWC 2019 행사기간 동안 바르셀로나 지역은 1만4000여 개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만들어냈으며 지역경제 창출효과는 5억8500만 달러(한화 약 6686억원)였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GSMA가 벌어들이는 수입도 전부 사라지는 만큼 바르셀로나 지역경제는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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