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1
캡처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2020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오는 7월 강행될 경우 국가와 선수별 보이콧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3일(한국시간) 긴급 집행위원회를 통해 앞으로 4주 안에 2020도쿄올림픽 연기를 포함한 세부 논의를 마치겠다는 뜻을 모았다. 다만 올림픽 취소 결정은 없을 것이라 못박았다.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림픽 강행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IOC는 지난 17일 토마스 바흐 위원장 주재로 종목별 국제경기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어 올림픽 개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각 국 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피언들이 연이어 예정된 올림픽 개최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거셌다. 결국 IOC는 여론에 떠밀리듯 대회 연기라는 ‘백기’를 들게 됐다.

IOC가 도쿄올림픽 개최 강행에서 한발 물러나자 전 세계 스포츠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영 입장을 앞다퉈 내고 있다. 도쿄올림픽 7월 개최 반대 서한을 IOC에 전달했던 세계육상경기연맹은 “IOC의 대회 연기를 위한 논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올림픽 정상 개최를 우려했던 영국올림픽위원회의 휴 로버트슨 위원장은 “올림픽 연기와 관련한 여러 대안을 검토하기로 한 IOC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일부 국가 올림픽위원회와 선수들은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지 않을 경우 대회에 불참하겠다는 배수진까지 치고 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23일 캐나다 올림픽위원회가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지 않을 경우 선수단 파견을 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정 국가 올림픽위원회가 도쿄올림픽과 관련해 대회 강행시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캐나다가 처음이다.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2위인 독일의 막스 하르퉁도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정대로 올림픽이 열리면 난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장을 맡고 있어 보이콧 검토 발언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캐나다의 결단 이후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브라질 등도 올림픽위원회를 통해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 선수와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확보될때까지 도쿄올림픽을 미루자는 의견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호주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선수들은 내년 여름 열리는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IOC는 도쿄올림픽의 연기 결정은 물론 연기 기간도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각 국 올림픽위원회와 주요 언론들은 1년을 연기해 2021년 여름에 개최하는 것을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대회 개최의 가장 큰 변수인 코로나 사태가 연내 종식될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섣부른 결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로 인해 올해 안에 대회를 개최하는 것보다 보다 안전하게 내년 여름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을 최적의 방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NBC 방송이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등 인기 스포츠가 개막하는 올 가을 올림픽 개최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내년 여름 개최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내년 7월과 8월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수영과 육상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올림픽 연기로 인해 일정을 조정하고 확정하는 것이 쉽지 않는 문제로 보인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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