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에 변화가 많이 생겼어요.” 배우 오민석(40)에게 ‘사풀인풀’은 연기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해준 작품이었다.

오민석은 최근 종영한 KBS2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에서 재벌 3세 도진우 역을 맡았다. 오민석이 연기한 도진우는 김설아(조윤희 분)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하지만 문해랑(조우리 분)과 불륜을 저지른 뒤 이혼을 당하는 인물로, 교통사고를 당하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그는 설아에게 용서를 구하고 순애보적인 구애 끝에 재결합에 성공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을 거의 마지막회 대본을 보고 알았다는 오민석은 “주위에서 진우와 설아의 재결합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솔직히 이뤄질지 몰랐다”며 “전 도진우만 연기하고 표현하다 보니 설아가 나한테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래서 다른 연기자들은 결말을 보고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좋았다”며 웃음 지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역시 마지막 장면이었다. “설아가 저를 가지말라고 붙잡는데 기분이 묘했다. 방송으로도 보면서 짠했다”며 여운을 잊지 못했다.

불륜남인 도진우는 한없이 미움받을 수도 있는 캐릭터였지만, 오민석의 능청스러우면서도 디테일한 연기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우-설아 커플의 응원을 얻어냈고 오민석은 ‘사풀인풀’로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장편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오민석 역시 도진우가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 의아해했다. 그러면서도 “아내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도진우란 인물이 사랑에 대해서는 또 저돌적이기 때문에 아내를 되찾는 과정에서 밉지만은 않게 그려져 욕을 덜 먹은 이유인 거 같다”고 추측했다.

조윤희와의 부부연기 호흡도 언급했다. “조윤희는 극의 집중도가 엄청난 배우”라고 운을 뗀 오민석은 “극에 집중하면서 상대방이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엄청난 능력이자 장점인 거 같다. 부부연기 하는거에 있어서 어색함을 없앤다. 또 예의가 바르고 성품이 좋아서 늘 존댓말을 썼다”고 조윤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조윤희의 남편 이동건과 동갑내기이자 팬이라는 그는 우연한 기회에 이들 부부와 저녁식사 자리를 했다며 “실제로 두 분이 같이 있는 건 처음 봤는데 예뻐 보였다. 정말 알콩달콩하고 사랑이 몽글몽글 있는 부부더라”라고 부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에 현재 20대 일반인 여성과 공개 열애 중인 오민석에게 결혼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아직은 일이 더 우선인 거 같다. 언젠가는 하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제 나이가 되면 주위에서도 결혼 생각 없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부모님께서도 푸쉬하지 않으시고, 저 역시도 아직은 생각이 없다”면서도 “만약 결혼을 해서 살게 된다면 조윤희-이동건 부부처럼 살고 싶다. 부부인데 연인 같고 보기 좋더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오민석은 ‘사풀인풀’을 하며 심적으로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 변화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로 연기 15년차가 된 그에게 ‘사풀인풀’이 특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전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과부하 돼서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지금은 덜해진 거 같다. 예전엔 카메라가 극복해내야 하는 존재였다면 지금은 친숙한 친구처럼 느껴지는 시작점인 거 같다. 이제 그 무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 작품이다.”

오민석은 취미 역시 모두 연기와 맞닿아 있었다. 시나리오 글 쓰는 작업을 좋아한다는 그는 “스터디 그룹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공부도 하고 단편도 찍는다”며 “또 중고등학교를 외국에서 나와서 영어를 연기에 활용하면 어떨까 해서 영어연기 수업도 많이 듣고 있다. 기회가 오고 제 역량이 된다면 할리우드에도 진출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전문적으로 연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시나리오를 쓰는 이유는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경험해보는 것 정도다”라고 선을 그으며 “캐릭터를 대할 때 배우가 아닌 감독님, 작가님이 바라보는 제3의 시선으로 느껴보고 싶었다. 그런데 직접 글을 써보니 궁금증도 많이 생기고 연기하며 해소되는 부분도 존재하고 재밌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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