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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원. 잠실 | 윤소윤기자 younwy@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무관중은 조금 이상할 것 같네요.”

평소에도 ‘팬 사랑’으로 유명한 두산 오재원(35)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치를 ‘무관중 개막전’이 걱정이다. 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팬들의 환호 소리와 응원가, 박수 없이 타석에 서는 것은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하는 오재원에게도 생소한 경험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일 긴급 실행위원회(단장회의)를 열고 오는 21일부터 팀 간 교류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거나, 리그 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초 개막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무관중 개막’은 불가피하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처음에는 무관중으로 개막전을 치른다. 관중석 10% 개방을 시작으로 이후 점진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포토] 오재일 배트 살펴보는 오재원
두산 오재원.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팬들의 환호 없이 서는 타석은 어떤 느낌일까. 오재원은 “조금 이상할 것 같다. 그냥 훈련하는 느낌이 들 것도 같고, 경기 분위기나 경기 수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무관중 경기는 확실히 색다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집중력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팬들이 들려주는 응원가나 카운트 상황마다 달라지는 북소리, 관중 분위기 등은 선수가 타석에서 적당한 긴장감을 갖게 만드는 요소다. 오재원도 “집중이 되는 선수도 있을 것 같고 반대인 선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집중력을 위해선 청백전보다는 교류전이 낫다. 선수들끼리도 공감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교류전 일정이 정해지기 전부터 야구팬 사이에서는 ‘무관중 경기’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관중석에서 선수단 공식 응원가를 크게 틀어놓거나, 대형 플래카드 설치 등 팬들의 공백을 조금이라도 채우기 위한 대안들이다. 대만에서는 마네킹을 세워 현장감을 살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오재원은 “사실 그라운드에 음악이 없고, 사람도 없으면 재미는 없을 것 같다. 너무 조용해서 양 팀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보단 노래라도 나오는 게 차라리 낫다”라며 웃었다.

오재원은 하루빨리 팬들과 만나는 날을 꿈꾼다. “팬들이 계셔야 우리도 있다”는 그의 단골 멘트는 이날도 여전했다. 오재원은 “팬들이 있어야 우리도 있는 거니 상황이 빨리 나아져야 한다. 우리가 나서서 뭔가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쉽다”며 꽉 찬 경기장에 설 날을 고대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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