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민병헌 끝내기 홈런에 기쁨을 나누는 롯데
롯데 민병헌이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9회말 무사 두산 이형범을 상대로 끝내기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을 밟으면서 동료들의 물세례를 맞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역전 홈런에 동점 홈런, 끝내기 홈런이 쏟아졌다. 롯데 팬들은 현기증이 날 만 하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어 매일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상영되는 사직구장을 직접 가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롯데가 민병헌의 생애 첫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전날 패배 충격을 벗어 던졌다.

롯데는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초반 5-2 열세를 9-8로 뒤집었다가, 마무리 김원중이 9회초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홈런을 허용해 경기를 안갯속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체력안배 차원에서 이날 선발 출장하지 않고 체력을 비축한 민병헌이 자신의 두 번째 타석인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마무리 이영하를 상대로 우월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렸다. 9회말 끝내기 홈런은 올시즌 2호이자 통산 321호였는데 민병헌 개인에게는 생애 첫 경험이었다.

[포토]롯데 민병헌 끝내기 홈런에 두산 김재호가...
롯데 민병헌(오른쪽)이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9회말 무사 두산 이형범을 상대로 끝내기 솔로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자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글러브로 머리를 치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경기 후 중계진과 인터뷰에 나선 민병헌은 “수원 KT전 때 허문회 감독께서 (손)아섭이에게 예언을 해서 이겼다는 얘기가 알려졌는데, 오늘은 (송)승준 선배님이 ‘오늘은 네가 키가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 감히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고 말씀드린 뒤 겸손한 자세로 타석에 임했는데 이렇게(끝내기 홈런을 치게)됐다”며 웃었다. 그는 “올해는 롯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시즌 끝까지 보여드리겠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패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 다음 경기 또 그 다음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팀 분위기가 말그대로 ‘진격의 거인’을 만들어 낸 셈이다.

경기내용만 봐도 그렇다. 1회초 김재환에게 2점 홈런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1회말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2회와 3회 계속 실점해 2-5로 끌려갔는데, 5회말 딕슨 마차도, 6회말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7-5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진명호가 대타로 나선 최주환에게 3점 홈런을 내주고 7-8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말 이대호가 우중간 펜스 하단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내 또 한 번 승부를 뒤집었다. 9회초 동점으로 더그아웃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는데, 민병헌이 호쾌한 홈런으로 공동 1위 등극을 견인했다.

‘베테랑의 팀’이라는 확실한 색깔을 내기 시작한 부산 갈매기가 한 번 호흡을 고른 뒤 다시 비상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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