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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신한은행 본사 앞에서 규탄 시위 중인 라임CI펀드 피해자들.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신한은행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의 CI(Credit Insured)펀드를 구매했다가 개인당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피매를 본 복수의 금융소비자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신한은행의 사기판매 정황을 폭로해 주목된다.

본지는 지난 13일 ‘신한은행, 라임펀드 사기판매 동조했나…상품제안서 경고문 제외해 소비자 기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신한은행이 라임CI펀드를 판매하면서 ‘타 펀드에 투자될 수 있다’는 취지의 상품제안서 원문의 경고문구를 제외한 ‘변조 상품제안서’를 고객에게 제시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상품제안서 변조 사실은 신한은행이 라임CI펀드 자금이 고객과 약속된 매출채권이 아닌 타 펀드에 투자될 가능성이 있음을 판매 당시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라임펀드 사태가 터진 후 신한은행 측이 밝힌 “라임 측이 알리지 않아서 타 펀드에 투입된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이 외에도 신한은행의 다양한 사기판매 수법을 폭로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법은 펀드 최소 가입 금액을 부풀린 것이다. 피해자 측은 “최소 가입 금액을 50억원으로 속이고 본부와 협의해서 30억원 수준으로 조정했다는 식으로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라임CI펀드 상품제안서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최저가입금액은 3억원이다. 최소 가입금액을 10배 부풀려서 판매한 셈이다.

또한 신한은행이 라임CI펀드를 한정판 상품인양 판매했다고 한다. 피해자 측은 “내부적으로는 많이 판매하는 것이 목표임에도 고객에게는 마치 투자 한도가 있거나 한정판 상품인 것처럼 말했다. 가입을 원한는 고객들이 많아서 순위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 속여서 신속하게 가입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했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은 “원금+이자 보험사 100% 보험가입”이라고 설명하며 라임CI펀드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판매했다.

일반투자자의 투자 적격성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투자 성향을 고객 몰래 조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자 측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고수익 고위험 상품 투자를 희망하는 공격형 투자자로 둔갑시켰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라임펀트 환매연기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고객이 가입한 상품은 환매 연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100% 신용 보험에 가입돼 있거나 문제될 상품이 전혀 아니니 걱정말라’는 말로 고객을 안심시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태의 책임을 라임 측에 덮여 씌우며 책임을 전가시켰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피해자 측은 “신한은행이 정말 몰라서 속은 것이라면 이런 상품을 취급할 자격조차 없는 판매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고객들의 주장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고객의 자산을 최대한 회수해 안전하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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