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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지나간 일을 들춰서 뭐하노.”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5회 초 장내 아나운서가 대타 오재원 투입을 알렸지만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오재원은 약 2분 후 서둘러 타석에 들어섰으나 마냥 기다리는 LG 입장에서는 짧게만은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었다. 불만을 드러내는 LG 선수단과 오재원 사이의 짧은 신경전이 포착됐으나 갈등은 그 수준에서 봉합됐다. 두산은 오재원이 화장실에 간 사이 교체 사인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오재원은 경기가 끝난 뒤 LG 주장인 김현수에게 따로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다.
분명 과정에 있어서의 아쉬움은 남는다. 경기 중 상황을 바로 전달했다고 양해를 구했다면 아무 문제 없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23일 잠실 키움전을 준비하던 LG 류중일 감독은 “그런 상황이 생겼을 때 주심에게 먼저 설명했다면 우리가 전달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상대 벤치에서 아무 움직임이 없어서 그냥 기다려야 했다. 투수 입장에서는 루틴이 깨질 수 있다”며 당시 다소 예민하게 반응했던 선발 케이시 켈리를 감쌌다.
그러나 단순 해프닝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류 감독은 “경기 끝나고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 전화가 왔었다. 미안하다고 하더라. 재원이도 현수에게 이야기한 걸로 안다”며 대수롭지 않아했다. 그는 “우리 쪽에서 내가 그라운드로 나가면 일이 커져버리지 않나. 그럴 수 있다다고 생각한다”며 “지나간 일을 계속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별 거 아닌데 일을 크게 만드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쿨’하게 마무리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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